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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아무 얘기

설 연휴에 헌혈의 날 116회 헌혈 성공적

by 레블리첸 2021. 2. 13.

 

 

 

연휴 중에 할 일을 찾지 못했고 조금 쉬고 싶은 마음에 찾지 않기도 했다. 계속 집에만 있으니

심심하기에 달력을 불현듯 확인해보니깐 때마침 헌혈의 날이길래 후다닥 예약을 잡아버렸다.

집에 차분히 앉아서 토목 기사 시험 공부를 해도 됐지만 솔직히 학교 졸업은 내년에 가능하고

당장 마음이 급하지도 않은 게 3월에 있을 시험은 한번 간만 보려는 거라서 쉽지 않더라.

아무튼 확인해볼 것도 있고 해서 일단 출발했다. 오랜만에 작업복 아닌 코트를 입고 나가니까

조금은 대학생스러워진 것 같아서 발걸음이 가벼워지더라. 날씨는 미세먼지가 심해 뿌옇기는

했어도 따뜻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한가지 신경쓰이는 일이라면 출발하기 전에 좁아터진

고시원 방안에서 뜬금없이 무선 마우스를 분실한 것. 침대 아래를 확인해봐도 안 보여서 조금

답답했고 간밤에 정신줄 놓고 마우스를 들고 바깥을 돌아다녔나 싶었지만 헌혈하러 갔다오면

전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려니 생각하고 머릴 비웠다.

 

 

 

 

점심 시간이었어서 그런지 어수선하고 사람도 많았다. 딱히 쓸 말이 없네. 그냥 설 연휴에

할 짓 없이 마침 헌혈의 날인 것에 특별히 의미를 두지 않고 나가 자연스럽게 헌혈한 것뿐.

예약 헌혈이었는데도 꽤 기다려야 했어서 무언가 행정적 오류가 있나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차피 오늘 하루종일 일정이라고는 헌혈 하나뿐이라 남는 게 시간이라 한껏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간만에 손가락 끝을 찔러서 철분수치 농도를 확인하니까 아프더라. 헌혈할 때 주사바늘을

꽂을 때보다 이 따끔함이 더 신경쓰이는 것 같다. 아무튼 철분농도 수치는 15로 매우 좋다.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11까지 떨어져서 위태로웠던 것에 비하면 괄목상대할만 하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또 다른 글을 연계하여 작성할 계획이 있다.

 

 

 

 

전혈이라 금방 끝나더라. 사은품은 이것저것 많던데 편의점 통합 상품권 5,000권 2장을 택했다.

워낙 받을만한 것이 없어서 사나이답게 기부권 질러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남의 주린 배 채우기

보다는 양심에 찔리더라도 당장 내 하루를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환자에게 생피 400㎖를 전달했으니 그 무게만큼 내 죄도 덜어지긴 했겠지.

'링티'라는 분말 음료 및 그것을 담을 전용 보온병을 받았는데 이게 뭔가 싶어 보니까 피로 회복

및 수분 보충제라더라고. 관심은 없는데 나름대로 가격대가 높은 물건이라니까 내심 좋긴 하다.

하루가 지나기 전에 한번 먹어볼 예정이다. 기묘한 일이게도 피로가 계속 누적되었는지 알람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는데 효능이 있는지 봐야겠군.

 

 

 

 

 

 

'레드커넥트'라는 헌혈자 전용 어플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배지를 하나 얻었는데 여기에 더해

어디서나 잃어버렸는지가 도통 떠오르지가 않아 혹시 무료하고 따분하다는 이유로 하루에

여덟 번 이상은 불시로 내 방문을 열고서 고개를 비죽 내미는 이웃집의 할아범이 내가 매일

노트북만 붙잡고 상대해주질 않으니 삐쳐서 자는 동안에 몰래 마우스를 가져가버린 것인가

하는 의심 암귀마저 생길 지경이었는데 영문을 모르겠지만 가방 안에서 발견되었다.

어쨌든 잘 됐지, 뭐! 다들 설 잘 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