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20대의 마지막 생일이니까 의미를 부여해보자는 마음에 안 사먹던 케이크까지
구매해서 조촐하게 저를 위하 작은 생일 축하 파티를 했어요. 초코 케이크를 먹을지 아님
생크림 케이크를 사먹을지 고민했지만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것이 마땅히 없어서 딸기로
결정했습니다.
촛불을 끄며 소원을 빌었습니다. 이루어질지 그 여부는 사후에나 알 수 있으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무언가 기도할 시간에 차라리 내가 바란 바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소원을 빌지 않습니다. 아마 그러니 소원은 이뤄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가벼워졌거든요.
저 혼자서 외롭고 쓸쓸하고 조촐하게 보내셨으리라 여기며 측은한 시선을 보내는
분들이 많이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엘라' 양이 나서서 자리를
빛내주었답니다. 저작.. 아니, 초상권이 있는 관계로 얼굴은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살짝 사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케이크를 나눠 먹지 못한 게 아쉽네요. 하루 빨리
코로나를 떨쳐낼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는 와중에 드디어 18일만에 발톱이 다 나아서 사무소로부터 출근 일정을 받았어요.
매년 생일을 맞아 화끈하게 노가다를 뛰었는데 올해는 집구석에 쳐박혀 생일을 맞으니
어쩐지 어색한 기분이 들었는데 내일은 일을 할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우욱.. 물려....
저녁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먹은 뒤에 디저트로 먹기에는 양이 좀 많았나 봐요.
그래도 꾸역꾸역 다 먹었습니다.
사실은 정말 많은 친구들이 생일 선물을 주었습니다. 그 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다가
'이런 생일'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쩐지 성의를 짓밟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일까봐 장난은 치지 못했어요. 정말로 남의 마음은 신경도 전혀 안 쓰는 사이코패스
같은 짓거리네요. 축하는 받았지만 선물은 못받겠더라구요. 지금 대학 다니면서 직장
다니지도 않고 노가다를 뛰면서 생활비를 버는데, 심지어 발까지 다쳐서 집에만 종일
박혀있어 수입원이 끊기니 보답을 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는 생각에 부담됐습니다.
선물을 해준 친구들에겐 최대한 설명을 하고 선물은 물린 뒤 마음만 받을 예정입니다.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케이크 사면서 점원분에게 '저 오늘 생일이거든요'할 때 받은 측은한 눈빛에 오싹했고
어서 빨리 블로그에 포스팅해서 관심 받을 생각에 들떴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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