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밥을 먹을 때나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가끔씩 주어지는 쉬는 시간에도 요즘
뜨거운 감자인 여성징병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반드시 튀어나온다. 그정도로 여성징병제에
국민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덧붙여서 내가 오로지 내 나이 또래 남자들의 목소리만
들은 것은 아니다. 공사장에서 근로하시는 여성분들이 과거에 비해서 많아졌으므로 부모님
연령대의 여성들의 의견은 물론, 사람 만나기 훨 수월해진 요즘이기 때문에 내 나이 또래의
여성들의 주장도 수없이 많이 들었다. 남성에 비해 절대적으로 샘플이 부족한 건 결코 부정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좁은 관점에 갇히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건 알아주면 좋겠다.
“너는 여성징병제에 찬성하니 반대하니?”
남성에게서는 들을 수 없는 질문인데 특히 젊은 여성으로부터 곧잘 들리는 한 질문이 있다.
바로 여성징병제의 추진에 대해 내가 찬성을 하는지 반대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
이에 대한 개인적인 대답을 나름 공개된 장소인 여기에서 밝히자면, 나는 여성이 전쟁터에
나가는 행위 자체가 벌어져선 안 된다고 생각하므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전쟁이란 게 오직
남성만의 전유물이며 신성한 물리적 토론의 장이라서 여성들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이는 미성년, 신체적으로 미숙한 아이가 전쟁에서 살육을 하는 것이 도리에 어긋나는 탓에
학도병 전술 행위에 반대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여자는 집에서 빨래나 하는 게 어울린다는 뜻이 아니다. 법적으로 여성은 광부로 근무하지
못하도록 규제되어 있으며 공사현장에서도 여성은 신호수나 엘리베이터 안전 요원으로만
배치되지, 남자들이랑 함께 40kg 시멘트 포대를 나르고 삽질하고 하수도 박스에 들어가서
똥오줌 물을 몸으로 가르며 바닥에 쌓여있는 퇴적물들을 긁어내는 등의 일을 시키지 않게
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2차 성징 후,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어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근육이 생겨서
곧바로 육체적 노동이 필요한 장에 투입되어도 큰 무리는 없는 남성과 달리 확률분포상에
표준에 속한 여성의 경우 이러한 환경에서 버틸 수가 없으며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병기를 잘 다룰 수 있는가 없는가를 떠나서 여성보다 20배 많이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공포에 무감각하게 만들어 남성이 더 효율적으로 '오로지 적군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방아쇠를 잘 당길 수 있게' 할 수 있다. 전쟁을 수행
하기 위해 최소 30kg의 군장을 메고서 최소 1박 2일간 40km의 행군이 가능한지의 여부도
평균만 놓고 보았을 때 근육량이 많은 남자가 유리한 것도 한몫한다.
윤리적이라고 추상적으로 표현은 가능하지만 직설적이게도 '어째서인지'라는 단어의 힘을
빌리자면, 어째서인지 같은 나이라도 여자가 군대에서 총알받이를 하는 게 싫다. 이렇게도
요약할 수 있다. 같은 나이라는 조건을 굳이 넣은 이유는 내가 지금 당장 한 가정의 아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동년배라면 어머니가 될 수 있으며 나와 엇비슷한 경제력을 갖췄으면서
성인으로 우대받을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때문에 내가 그 대상을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협력 또는 경쟁 상대로 보게 되는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여성들이 그토록 궁금해하셨던 나 개인이 아닌, 남성 전체가 여성징병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을 드리자면 소수 의견을 제외했을 때 대다수는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을 감히 대표로 돌려드릴 수 있겠다. 이게 바로 재미있는 부분이다.
수많은 여성들은 여성징병제 찬반을 논하시지만, 모든 남자들은 찬반을 떠나,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여군 활용 방법이 있을까를 논하고 있다. 이미 여성 징병제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
여성징병제가 도입될 수밖에 없는 현실
한마디로 군인이 없다. 군대에 적합하지 않은 남자까지 싹싹 긁어모았는데도 군인이 없다.
너무 군인이 없어서 쉬운 용어만 쓰자면 최전방의 부대와 군사 훈련소를 폐소했을 정도다.
군인이 사라지면 전쟁이 없어지기 때문에 세계가 평화로워지는 게 아니냐는 말을 했던 한
교육 강사님이 계셨고 충분히 일리는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만 군인이 없다. 타국은
군인이 많다. 전세계적으로 출산율은 떨어지고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많고 무엇보다 전세계 인구는 78억이다. 그중에 중국은 14억명이고
러시아 1억 4천, 일본은 1억 2천이며 우리나라는 5천만이다. (2021년, KOSIS 기준)
현대에 이르러서 동북공정으로 발해와 고구려의 역사 편입을 시도하고 있고 한복, 김치까지도
뺏어가려고 눈독 들이는 중국은 슬슬 북한을 집어삼키려는 야심을 보이고 있고 신라 시대부터
지겨울 정도로 한반도를 침략해오다가 결국 1910년부터 1945년까지 대한민국을 실효 지배한
일본은 우민화 정책을 가속화해오면서 패전 후 군대를 가지게 되지 못하자 편성했던 자위대를
'맞기 전에 때린다는 의미의 보호'라는 헛소리를 늘어놓고 헌법을 수정하려고 안달났다.
대한민국 정도면 세계적으로 영향력도 있고 나름 선진국 반열에 든 강국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고, 이는 엄연히 사실이지만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결국 힘이 없으면 아무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도 분명히 알고 계실 터이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힘이 세도 중국 옆에서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 중국이 티베트와 홍콩, 신장 위구르 자치구까지 결국 잡아먹는 현 상황에
갑자기 한복과 김치, 탈춤에 고구려까지의 역사를 위협하는 이빨을 드러내니 정부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고 부족한 병력이라는 현실과 맞물려 결국 여성징병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그저 남자들이 여자를 미워해서 엿 먹어보라는 취지로 내놓은 이야기가 아니다.
“비혼, 비연애, 저출산만이 여성을 위한 길?”
사실상 남자가 남자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최저 연령이 12세, 여성의 가임기는 16세 전후.
하지만 충분히 정신적 및 신체적으로 성숙하려면 최소 20년의 세월은 필요로 한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만 19세를 경과한 시점에서야 비로소 주민등록증이 발급되고, 성인으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말은 즉 전투 투입 가능한 군인 양성에 20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병력 부족은 점점 심화가 될 수밖에 없다. 오늘날 병력 부족 문제는 20년 전 출산율 영향이기
때문이고 통계청이 내놓은 연간 출산율을 보면 못배운 나조차도 20년 후에는 지금의 병력에
최대 25% 수준밖에 군인이 없겠다는 예상을 할 수 있게 된다. SF 공상과학 소설처럼 출생을
하자마자 배양관에 들어가서 영양을 단기 투입해 생후 15일만에 20살 성인의 육신을 가지게
되는 일이 가능하지 않는 이상 즉, 여성 징병제는 향후 대안을 찾지 못하는 이상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될 수밖에 없다.
Q1. 공익요원을 줄이고 군인을 늘리면 되지 않을까요?
문단 처음부터 언급했듯 이미 가용 가능한 남자는 사실상 최대 한도까지 끌어모은 상황이다.
여기에서 더 짜낸다면 인권 탄압의 수준까지 가게 될 것이다.
Q2. 남성의 군 입대 기간을 늘리면 안 될까요?
지금도 이미 충분히 단축된 상황인데도 남자들의 사회 진출 시기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게 바로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에 비교해서 평균 결혼 연령대가 늦어지는 이유로
손꼽히고 있다. 늦어지는 결혼 연령대는 출산율에 직격타가 되므로 가망이 없다.
Q3. 예비군, 민방위 훈련 기간을 늘리고 훈련 강도를 높이는 건 어떨까요?
예비군을 받고 있다면 최소 24살 이상일 테고, 민방위 훈련을 다니고 있다면 최소 30살이다.
정치인들이 과연 대한민국 산업 인력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20대부터 40대까지의 남자들의
반감을 살 만한 정치를 펼칠까? 그리고 남자들은 이걸 반길까? 헛소리다.
Q4. 여성징병제에 현실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내가 중학생일 때도 내가 군입대를 하는 이야기는 현실성이 없게 느껴졌다. 투입이 되는 건
간단한 일이다. 시스템상으로도 이미 구축이 되어 있고, 훈련 기관과 훈련 장소도 충분하며
훈련 장비도 완비되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남성 전용'이 아니고 '군인 전용'이다.
Q5. 2021년인데 전쟁 같은 건 없지 않을까요? 군인이 필요할까요?
1592년 임진왜란 발발 이전 왜 조선이 제대로 군사 훈련을 하거나 지휘 체계를 정비하지도
않고 훈구파와 사림 세력이 허구한 날 서로 물어뜯고, 붕당 정치는 날이 갈수록 심화됐을까.
당시에도 '이런 시대에 전쟁 같은 것이 일어날 리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흥미로운
일이지. 결국 한반도는 박살났고 자칫하면 오늘 우리 국적은 일본이 될 뻔했다.
'군인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도 굉장히 흥미를 유발한다. 1907년 대한제국의 군대가
일제의 명령으로 해산되었던 적이 있다. 1910년 대한제국이 '공식적'으로 일본령이 된 경술
국치 이전의 일이며 그리고 1945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두 안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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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의 영향이니까 정부가 미치지 않고서야 무작위 남녀를 붙잡아다가 일본 오타쿠들이
내놓는 망상 연애 만화마냥 '섹스하지 않으면 못나가는 방'에 가둬두지 않는 이상 저출산의
해결 방안은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다. 사실상 여성징병제가 그런 시스템인가 싶기도 하군.
아무튼 나라는 진심으로 위태한 상황이고 까놓고 말해서 국민들은 망했다. 특히 여성 우위
서비스, 전문 직업군들은 더 망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아동의 수가 줄었으니 여성이 대다수인 보육원 유치원도 축소되어가고
학생의 수가 줄어드니 여성이 대다수인 교사들도 인원감축할테니 사범대와 교육 학과들이
휘청거린다. 내수 경제는 침체되고, 국내 산업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들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게 되어 치안은 점점 악화될 것이다. 이미 서울 서부 공사현장 인부의 60%까지는
중국인과 조선족들로 구성되었을 정도다. 거짓말 같으면 한번 대림, 개봉 등의 시가지에서
한번 중국에 대한 욕설을 큰소리로 떠들며 돌아다녀 보시라.
저출산이라는 카드를 통해 정부에게 여성의 입지를 얼마나 피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분명한 점은 여성은 물론이고 국가 전체가 휘청이고 있으며 오히려 여성들의 목을 죄는 한
가지의 약점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공산국가도 아니고 독재국가도 아니니까 여자들에게
'애 낳아라'라고 누구도 강제할 수 없다.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는 거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의 국방력을 위해 급히 대두된 게 '여성징병제'이고
오늘날 여성징병제에 대해 정부가 언급한 것은 국민 정서를 살피려고 함이 아니라 사실상
'티저(Teaser)'나 마찬가지라는 걸, 군대라는 시스템을 겪어본 남자들은 다 알고 있다.
나는 여성징병제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여성징병제 추진은 막을 수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국가의 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으시다면야
일찌감치 안전한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미국, 캐나다 등으로 이민 가는 것을 추천하는 바.
이민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로 국가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훗날에는 그것조차도
법적으로 허가받지 못할 수도 있다.
아무튼 남자들이 여성징병제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최소한 20년 내외로는
추진될 것이라고 여기는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근거를 펼쳐보았다. 현실적인 방안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주한미군을 늘리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고 그들에게 국방을 다 맡길
수 없다. 일본 자위대와 중국의 당군을 끌어다가 국경을 수비하자는 헛소리에 찬성을 할
사람은 설마하니 없으리라고 믿는다. 그랬던 적도 있었지. 궁금하면 역사책을 보라.
나는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먼저 역사를 제대로 공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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