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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아무 얘기

계몽(啓蒙)

by 레블리첸 2020. 2. 12.

 

 

 

계몽이라함은 지식 수준이 떨어지거나 의식이 덜 깬 사람들을 가르쳐서 깨우치는 것을 의미한다. 열다 계啓에

 

어리석을 몽蒙을 사용하는데 한 눈으로 보면 어려운 한자들인 것 같지만 한자를 하나씩 풀어내는 파자를 하면

 

재밌기도 하고 한편으로 맞는 말이라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우선 어리석을 몽을 보면 천장에 풀艸이 있고 그 아래 집家이 있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집 모양이 어쩐지 묘한

 

구석이 있다. 집 위에 원래 집이 구성하고 있어야할 것 이외의 커다란 지붕이 하나 더 올려져있는 모양새이고

 

때문에 집도 엉성하게 지어져 있다. 한자는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상형이기도 하며 문자를 합쳐서 다른 의미를

 

빚는 회의이기도 한데 즉 선대의 사람은 이 문자로 하여금 어떤 말이 하고 싶었는지를 유추해봐야 한다.

 

내가 멋대로 해석해낸 '어리석을 몽'이 가르키는 어리석음이란 부모의 과잉보호를 일컫는 듯하다. 구르지 않는

 

돌에는 이끼가 끼는 법이라고 한다. 즉 머리를 장식처럼 달고 있고 소프트웨어로서 활용하질 않으니 속된 말로

 

머리에서 풀艸이 자란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지 못한 사회라더라도 하다못해 짐승조차

 

사냥하려 해도 머리를 쓰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머릿속에 푸르른 대초원이 펼쳐질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아이를 미성년자라고 한다. 완성되지 않은 나이라는 의미에서인데 지금 '어리석을 몽'을

 

보면 모양새가 나온다. 한 사람은 한 가정이라고 볼 수 있다.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는 힘이 없기 때문에 아직은

 

자신의 집을 다 짓지 못한 미완성의 형태이다. 힘들거나 즐거운 또는 열등감이나 우월감 등의 여러 가지 경험은

 

훌륭한 자재가 되어서 그것들을 기반으로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인성을 만들어 간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어리석을 몽蒙을 보니까 아직 자신의 집도 불완전하게 지어진 상태에서 누군가가

 

지붕을 하나 더 얹어놓았다. 문제는 집을 짓던 놈도 원인을 모른 채 더이상 비가 들이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서

 

공사를 중단해버렸다. 부모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케어해주니 아이는 할 줄 아는 것과 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어려움으로부터 보호해주니 아이는 내성이 부족해져서 작은 고난에도 금새 좌절하고 만다. 어릴

 

때부터 보호만 받은 자식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몸만 어른이 되어 타인에게 민폐만 끼치게 된다.

 

헌데 아직 문제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 불완전한 사고를 갖춘 녀석이 나이를 많이 먹으면 머리가

 

굳어 교만해진 탓에 타인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이 맞다고 주장한다. 즉 부모의 과보호 아래에서

 

자라 사고가 불완전한 데다가 사고력도 떨어지는 놈을 뜻하는 한자가 바로 어리석을 몽蒙이 된다.

 

 

이번에는 열계啓를 보자. 한자를 쪼개어서 보면 현관문戶을 두드리면서攵 열라고 말하는口 모양새가 나오는데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열 개開와 달리 피계몽자 입장에선 강제력을 보이며 행위하는 주체 입장에선 필요성이

 

보여진다. 열개開는 이미 열려있는 출입구의 모습이지만 열계啓는 열리기까지의 과정이 드러나 있는 모양이다.

 

본디 주인이 원하지 않는데 강요하는 건 참 짜증이 나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는 상대방이 말귀를 못알아쳐먹기

 

때문도 강제력을 행사함에 한 몫한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좋은 말을 해줘도 이해를 못하는 녀석은 패서라도

 

머릿속에 주입을 시켜줘야 한다. 당연히 여기에 사리사욕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오늘날의 방문식 종교 권유를

 

두둔하는 의미가 아니라는 말이다. 

 

 

계몽은 본인의 필요이고 상대방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아직 세상물정 모르고 철이 안 든 어른아이를 찾아가

 

설교하는 행위가 바로 계몽이다. 교육자는 계몽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계몽을 필요로 하고 있다. 왜냐하면 당장

 

어리석은 자는 자신의 현재에 만족을 하고 있으며 진정으로 자신에게 필요로 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한은 먼저

 

가르침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교육자는 계몽을 필요로 할까?

 

 

아는 게 힘이라는 말과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은 서로 상반이 된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 이 둘은 카테고리가

 

다른듯 하다. 예를 들어 한 환자에게 앞으로 두 달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해야 한다고 할 때에는

 

차라리 환자 본인이 모르도록 하는 쪽이 나으니 모르는 게 약일 수 있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숙명 앞에서

 

무력에 빠진 인간은 자포자기하고 자폭하여 주변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을 맞기까지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은 환자 본인이 아닌 환자의 가족들에게 더 필요하다. 사랑하는 이를 잃을 때의 슬픔에 대비하고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모르는 이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서 그에게도 자신에게도 떠날 때에 여한이

 

없게끔 해야 한다. 이런 경우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이 쓰인다. 

 

 

즉 계몽은 더 많은 피해가 속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처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계몽운동가들이

 

농촌 사회에 계몽 운동을 펼쳤던 것은 국가와 더 나아가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해서였던 것처럼.

 

 

 

 

http://blog.naver.com/ravlitzen/220395031683

 

한자 좀 배워라① 계몽(啓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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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6월 19일, 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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