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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아무 얘기

4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by 레블리첸 2021. 6. 20.

 

 

 

 

 

 

 

 

드디어 4학년 1학기를 마쳤다. 성적 공시가 되기 전까지는 아직 안 끝난 느낌이 들긴 해도

아무튼 더이상 수업 일정 때문에 골치 아플 일 없게 되었다는 것만은 통쾌하다. 다른 일에

캥길 일 없이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설명해줄

필요는 없겠지. 물론 돈벌이에 조금 더 치중을 하긴 해야 하니 여전히 하고 싶은 일들에만

집중하긴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근데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난 학업과 근무와 내 나름

창작 활동, 부업까지 뭐 하나 포기할 수 없다는 욕심 때문에 놓지 못하고 병행을 해버렸단

말이지. 그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학업이 끝났다.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정확히는 초고를 작성중인 시점에서는 이미 2일이나 지난 상태라서

여러분이 읽을 땐 아마 더 많은 시간이 지났을 것 같은데 아무튼 최초 복학을 결정한 후에

3학년 1학기로 재시작하고 이때부터 학업과 건설 현장 근로를 병행하면서도 비교적 제법

만만한 봉사활동들과 그 밖에 재택근무까지 이어갔다. 벌써 1년 반 정도를 미친 짓거리를

이어왔는데 심신이 꽤 많이 지친 모양이다. 4학년 때 강의를 들으며 과제를 할 땐 더 이상

살기 귀찮아졌을 정도였다.

성경 구절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씀이 있었던가. 그 말씀대로 너무나도 멀게 느껴진

졸업이라는 탈출구가 어느새 저 멀리서 보이는 것 같다. 남아있는 내리막길을 달리만 곧

닿을 것 같다. 아직 그 뒤로도 여러 터널들이 남았지만 이번 터널은 유독 내게 안 맞았다.

슬로우 스타터가 극단적으로 늦었어도 완주하면 차라리 멋있기라도 하지, 내 꼴은 그저

영락없이 늦잠 자서 지각해 부리나케 달리는 꼴이라 달리는 내내 주변 시선이 따가와서

마음이 영 불편했다. 그나마 코로나 때문에 학교 갈 일이 없던 게 다행일지도.

오픈북 시험들뿐이라 공부할 필요 없다고 떠들고 다니기도 했고 그 말대로 뻔질나게도

놀러다녔지만 이에 대한 보고가 없었군. 나이가 들어가면서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고

게을러졌는데 가뜩이나 책상마저 없으니 우직하게 앉아 자판 두드리기 힘들었다. 오래

침대 위에 앉아있으면 허리랑 엉덩이가 아파서 점점 컴퓨터를 멀리하게 되더라고.

그래도 여전히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은 많다. 가까이 보면 졸업해야 하고 다음에는

재취직해야 하고 그후로 오래오래 돈을 벌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뒷바라지해야 한다. 뭐, 생명체로서의 숙제인 셈이지. 아무튼

그 다음부터는 하고 싶은 일로 이제껏 못해보고 안 해본 일을 하고 싶은데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르겠다. 일단 나이도 적당히 찼고 두려울 게 없으니 영상쪽의 일을 하고 싶구만.

그림도 그리고 글도 써야지. 무엇을 남기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든 해야지. 춤도

춰야지.

근데 해야만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이기만 한다. 단순히 하기만 해서 그치는 일이 아닌,

온전히 나의 능력으로 흡수하고 이것을 증명해야만 하는 과제가 딸려있는 숙제라 너무

골치 아프다. 잠시 기말고사 때문에 미루었던 토목기사 공부와 토익 공부. 별로 믿음이

안 가는 동행인을 독려까지 해야 한다.

이러다 보면 연애나 결혼은 언제나 제대로 집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역시

종의 번식은 다른 똑똑하거나 멍청한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당장 내 독립적 개체로서의

생존에 더 힘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