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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10617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신호수의 시간)

by 레블리첸 2021. 6. 24.

 

 

 

언제쯤 체득할까. 거의 밤을 새고 출근하면 겁나 두통이 심하다는 사실을. 낮에 찾아도

충분했을 쓸데없는 정보에 신경이 팔려 오전 3시쯤에 겨우 잠들어 5시 30분 쯤에 출발.

도착 예정 시각이 6시 30분이라 조식 먹기가 애매했는데 하필 오랜만에 가는 현장이라

변수가 너무 많았다. 조금이라도 먹긴 해야겠지.

밥 잘 먹었고 늦지 않았다. 오늘은 신호수를 하게 됐는데 도로가 아니라 건물 30층부터

16층까지 창호 설치되는 벽면을 깎는데 낙석지대로 지나가지 않게 통제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이 현장이 워낙에 막바지라서 이제 인부들이 거의 없어 특별히 할 일이 없다.

 

 

 

 

 

 

남은 일은 그저 허허벌판 위에 서 있는 일뿐이었는데 역시 시간 더럽게 안 간다. 종일 콧노래를

부르거나 소설 내용을 망상했다. 다리가 아프더군. 이야기를 듣자하니까 광주에서 바로 최근에

어떤 건물이 붕괴되어 도로를 덮치는 인재가 발생했다 하는데 시공사가 여기라고 하더라. 그런

탓에 본사는 현재 압수 수색을 당한 처지이고 더이상 사고가 터지지 않게 하고자 본래 1명만 더

쓰면 되는 현장인데 굳이 신호수를 한 명 더 부른 거라고 한다. 때문에 내가 지독히 한가한 것.

 

 

 

 

 

어쨌든 점심에 카랕이 쉬러 내려갔고 나름 꿀잠 잔 뒤에 화장실도 한판 때렸다. 두통도 화장실을

때리니까 사라지더군. 오후도 신호수 재배치. 토 나오짐ㄴ 그래도 나름 멍 때리면서 11만원 번다

생각하니까 나쁘진 않더라. 14시가 됐고 참 먹은 후 이제 2시간 정도만 더 하면 끝이라 생각하며

안심했는데 역시나 곧바로 작업이 끝나서 세대 청소팀에 팔려갔다. 제기랄.

청소래야 별 건 없더라. 인력들을 보내버릴 순 없으니 잡아만 두는 격. 15시 반부터 그냥 1시간을

쭉 쉬었다. 근데 퇴근하려니 비가 쏟아지더라. 이때까지 신호수였으면 빡쳤겠군.

 

 

 

 

 

 

 

기말고사 끝났다고 진작에 글을 올렸는데 그때 미처 못올렸지만 기말고사 끝난 날에

곧장 물이랑 생필품 구매하러 나갔다 오는 길에 떡볶이랑 튀김을 사먹었다. 소세지가

저렴하기에 하나 사서 소스에 찍어먹었다. 이게 야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