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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10527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탱딜힐)

by 레블리첸 2021. 5. 27.

 

 

 

 

아침부터 비가 오기에 왠지 대마 뜰 것 같았는데 아무튼 일이 있으니까 오라 하니 갔다.

별 일은 아니었다. 건물 내부 박살내면 그 잔해들을 바깥의 화물 차량에다 싣는 일아다.

문제라면 확실하게 계단이 없다고 들어서 갔는데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있었다는 부분.

같이 출근한 용역 두 분이 계셨는데 한분이 유독 짙게 불만을 표출하셨고 결국 1만원씩

더 받아 15만원을 받게 됐다.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일이 생겨서 번거로웠을 뿐이지 업ㅁ무는 할 만했고 특히 부식을

많이 챙겨줘서 좋았다. 좀 굶주렸는지 초코파이 3봉지 먹고 혼자서 알로에 주스 한 통을

끝장냈다. 비가 좀 오기에 개인적으로 챙겨온 우의를 입고 일했다.

 

 

 

 

 

 

 

일이 아주 수월하진 않았다. 자재마다 못이 박혀있어 안 다치게 주의를 해야했다. 그렇지만

어제가 심히 엿같았기 때문인지 업체 직원분들이 전부 살갑게 대해주니까 굉장히 흡족했다.

불만 가득한 반장님도 조금 투덜대긴 했지만 일을 잘하셔서 지하 1층을 순식간에 끝낼 수가

있었고 그 다음으로 2층, 그후 점심을 먹고 1층을 끝내니 14시 30분 정도밖에 안 됐다.

 

 

 

 

 

 

 

3일짜리 일이라고 들었는데, '까짓 거 오늘 안에 끝내주죠'하고 호언장담하며 덤볐기 때문에

업체 소장님도 욕심이 났는지 원래는 1층까지만 정리하잔 말과 달리 계속 일이 늘어만 갔고

결국 불만 가득한 불반장님이 성을 냈다. 그래선지 허허 웃기만 하던 소장님도 조금 화가 난

모양이더군. 그래도 일 잘하는 용역은 귀하다.

화물차에 계속 실어주다 보니 나도 지쳤지만 어쨌든 웃으며 서로를 독려하며 끝까지 일했다.

그런 점에서는 오늘 참 업체도 좋고 용역 밸런스도 나쁘지 않았다.

 

 

 

 

 

 

점심 시간에 다들 기운 내라면서 막걸리를 사주시더군. 아주 오랜만의 일이라 감격을 했다.

막걸리를 사주는 팀장이라, 그것만으로 모든 설명이 다 부질 없다. 좋은 현장이었다.

나는 일머리가 없지만 매사에 긍정적이고 주변인을 칭찬하며 부단히 애쓴다. 즉, 힐러이다.

불만 가득한 반장님은 신경질적인데다가 말투가 사납지만 일을 곧잘하는 딜러 타입이셨고

다른 한 분은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탱커 타입이었다. 참 균형이 좋더군. 팀장도 현재의

모습이 그럭저럭 좋았는지 내일도 이 세 명이 또 나와달라고 하더라.

일은 15시 30분에 끝났다. 현장이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좋았을텐데.

돌아와서 씻고 저녁 먹고 '종합 소득세' 얘기가 많길래 연구를 좀 했다. 어떻게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더군. 일단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일용직 근로자도 기입하는 것이 있으며 알아서

어찌저찌 잘 해야 한단 걸 깨닫고 제대로 공수 기입을 안 한 걸 후회했다. 이번 달부터라도

꼼꼼히 적어둬야겠다. 회사에서 월급쟁이 노릇할 때가 그립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