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1 월요일
일용직은 일용직인데 건설 현장 근로가 아니라 QA 사무직에서 단기 계약 근로자를 모집하기에
일해보기로 했다. TC를 태우는 것 정돈 전에 해봐서 부담이 없다. 식비 지급 없어 노가다에 비해
페이가 적은 게 아쉽지만 적어도 다칠 일 없고, 슬슬 더워지는데 시원히 일하는 것이 메리트라고
생각한다. 어떤 글이 먼저 올라갈지 몰라도 바보같이 놀러 갔다가 계단에 다리 찍고 예쁘게 베여
노가다 뛸 수도 없었고.
도착지 보니 예전에 공사 현장 출력 나갔던 곳 근처라 혹시 중식까지 루팡 가능할까 싶어서 근무
복장도 챙겨봤다. 길 막히는 걸 보니 불안. 나름 일찍 출발했는데 구간이 엄청 막힌다. 그냥 바로
내려서 지하철로 갈아탈까 싶기도 했지만, 과연 어디까지 이 꼴인가 궁금해 뚝심있게 쭈욱 갔고
그 결과 30분 지각했다. 오우, 첫출근 첫인상 조졌군.
최근에 초상난 회사인지 점심 먹을 때 같이 이동은 하지만 안 친한 사람 장례식 온 것마냥 침묵을
지켜서 체하는 줄 알았다. 그마저도 식비 미지급이라 돈 아까운데.
아무튼 오후도 내내 기획서를 보며 소프트웨어랑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고 열심히 졸았다. 그리고
퇴근하는데 퇴근에 특별한 절차도 없이 그냥 다들 유령처럼 떠나버리더라. 참 기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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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2 화요일
출근 2일차만에 출근하기 싫어지는군. 15일짜리 단기 계약에서 2일차라. 노가다의 여파인 것인지
귀찮아지니 일정 취소하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 어젠 버스로 출근하려다 도로에서 2시간동안을
붙잡혀 있었으니 이번엔 지하철로 이동. 출발 시각은 6시 40분.
도착하니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잠이 꽤 부족한 거 같은데 어제는 근무 시간 중에 열심히 졸아선지 겁나 피곤했지만 잠이 오질
않고 때문에 무슨 바람이 든 건지 월드 디즈니의 『101마리 달마시안』과 『헤라클레스』를 봤다.
구관이 명관이라더니 꿀잼이어서 정신차리니 새벽 1시. 그래도 5시간은 잤군.
오전에는 업그레이드 테스트를 했다. 어플리케이션이 많고 버젼이 제각각이라 골치 아파도
어쨌든 해결됐다. 다행인 점은 맞은편 자리에 있는 분이 도와주신다는 점.
오전은 문제 몇건 PMS에 게시했고 노리방 QA 진행하다가 점심 식사. 카드 결제하니 500원
더 받더라. 날강도들 같으니. 빨리 다른 수를 강구해야지. 사실 이렇게 하루가 끝났다.
마음 참 편하군. 예전 회사랑 너무 차이가 나는데 그땐 검증 시작할 때 소요 시간까지 측정을
해야 했고 멘토스에 게시할 땐 완벽하지 않으면 불려가서 욕을 먹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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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3 수요일
오늘은 6시 55분 출근 준비, 그래도 일단 도착은 8시군.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불과 3일에
업무의 흐름에는 대강 익숙해진 것 같다. 오늘도 별일없이 내 할 일 하는데 이번 주 토요일에
주말 출근 일정이 잡혔다. 그리고 7월 3일로 미뤄졌다. 주말에 노가다나 뛸까.
이슈 몇개 리포트하고 몇개 반품되고 아무튼 그러하였다가 칼퇴했다. 일이 끝났지만 안 끝난
것 같은 이 찝찝한 기분 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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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4 목요일
오전 7시 9분 출발. 17분 역 도착. 24분 지하철 탑승. 55분 환승역 도착. 8시 버스 탑승. 10분
사무실 도착. 대충 1시간 정도가 걸리는군. 오늘은 사용성 테스트.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 한
번 자유롭게 소프트웨어를 써보며 문제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예전 회사에서는 한시간마다
테스트 결과 집계시키고 조리돌림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여기는 그냥 방치하더라. 하루종일
기기만 만지다가 끝난듯.
오후 16시 즈음 잠시 쉬자면서 나와 다같이 산책 좀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 퇴사자더군.
다들 나처럼 단기근로 형태의 근로자인데 나보다 일찍했던 모양. 그야말로 끝물에서 살짜쿵
맛만 보러온 셈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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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금요일
이 일기를 쓰는 시점은 28일 월요일이다.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3일 전 일인데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별일은 없어던 것 같다. 새로운 검증 차수가 시작되며 사전절차로
우선도가 낮은 항목들을 지우고 남은 TC를 150개 정도 태웠다. 겨우 이만큼의 작업량을
주면서도 할 수 있겠냐 묻는데 얕보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런 업계인 건지 분간조차도
안 간다.
오후는 그냥저냥 정책 교육 다시 받ㄷ고 시간 떼운 것 같다. 그럴만도 한 게 하청의 하청
느낌인데 윗선에서 웬만한 일들은 정리해줘서 밑이 한가한 것. 즐겨야지. 그러고 보니까
노가다 뛰다 알게 된 동생 놈이 3주간 고정 신호수 일로 개꿀 빨고 있다며 그토록 자랑을
해댔는데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삼을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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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총평 :
지겨운데 지겨워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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