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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10805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집수정 양수)

by 레블리첸 2021. 8. 8.

 

 

 

 

 

아침부터 난리였군. 출발했는데 살펴보니 보조 배터리를 두고 와서 버스를 목전에 두고 일시 귀가한

다음에 집에 돌아갔다가 집에 들렀으니 안전장화까지 챙겨나왔는데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더라.

기분 째지는군.

 

 

 

 

 

 

 

오전에는 조반장님의 간택을 받아 양수하러 이동했다. 나름 꿀이라면 꿀이겠다만 초반에는 펌프나

전기선, 커터 등을 전부 가지고 이동해야 해서 힘들었다. 그래도 오랫동안 쉬기는 했다. 항공마대를

바닥에 돗자리처럼 펼쳐두고 장시간 바다 낚시 간 얘기 들었다.

 

 

 

 

 

 

그렇게 꿀을 빠는가 싶었는데 지하 집수정으로 내려가서 쉽게 말하자면 똥물에서 헤엄치게 되었다.

그래도 쉬엄쉬엄하기는 했다. 그 와중에 헤드랜턴을 똥물 속에다가 빠뜨려 장시간 잠수시키기까지.

어떻게 건져내긴 했다만 걱정이다.

드릴로 집수정 바닥에 구멍을 내서 물이 더 잘 빠지도록 유도한 후 드릴에 낀 이물질들을 제거했다.

조반장님이 칼로 이물질 제거하다가 손을 베이셨는데 그 상태로도 계속 그 흙탕물을 뒤적이시니까

심히 걱정됐다.

 

 

 

 

 

 

 

10시 50분에 점심 먹으러 가서 꽤 오래 쉴 수 있었는데 하필 충전기를 작업했던 장소에 두고 와서

가지고 돌아오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여튼 오후 일과도 똑같은데 이번엔 2명을 더 지원 받았다.

업무는 좀 빡셌다. 헤드랜턴이 있고 안전장화를 착용한 내가 조반장님과 함께 지하로 내려간 다음

눈삽으로 흙인지 거름인지 모를 아무튼 오물을 긁어 양동이에 담은 뒤에 위로 올려주는 일을 했다.

아무래도 위가 더 꿀을 빠는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정신없이 일하니 시간이 빨리 가더라.

 

 

 

 

 

 

 

일이 끝나고 위로 올라와보니 전신이 오물 투성이다. 냄새도 끔찍하더군. 더 안타까운 사실은 이런

몰꼴로 버스 타고 집에 간다는 점이다. 그래도 대충은 에어건 및 워터건으로 거진 씻어내긴 한다만.

몸은 고되도 일이 끝나면 보람과 성취감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내일부터는 다른 돈벌이를 하러

가게 되서 당분간 노가다 뛸 일은 없겠군.

그나저나 사무소에다 덥다고 양수 현장 좀 보내달라고 요청 엄청 했는데 이번에 원없이 한 것 같다.

ㅋㅋ당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