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깼다가 곧바로 다시 잠들어서 5시에 일어났다. 어쨌든 늦지 않았으면 된 거지. 오늘은
105동 옥상을 청소한다. 다시 말하면 이제 청소해야 하는 구역이 개별 동의 옥상 부분밖에 남지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현장은 이제 끝난다.
대충 청소 도구들과 마대를 챙겨서 올라갔다. 추석 연휴동안 어찌 지낼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바닥을 긁었고 자재를 정리했다. 사진이 흐린 건 초점이 흔들려서가 아니라 믿기지 않겠지만 먼지
때문이다. 가뜩이나 거의 밀폐된 공간에서 바닥을 긁으면 일어나는 먼지양이 어마어마하다. 방진
마스크가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참고로 나는 보안경까지 착용해서 눈 건강도 챙기고 있지.
시간이 참 안 가더군. 어느 정도 청소가 끝나서 잠깐 휴게했다. 곧 추석이라고 바람이 꽤나
쌀쌀해지고 매서워졌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으면 이따금 부는 돌풍이 땀방울을 날려주어
고마웠다. 문제는 흙먼지도 날린다는 점이지만.
쓰레기 청소를 끝내고 모인 마대들이랑 자재를 내리니까 딱 점심 시간이었다. 정리를 끝낸
뒤에 식사하러 내려갔다. 밥은 나쁘지 않더군. 오후에는 아마 다른 동으로 이동할듯.
오후는 105동 38층부터 노란색 샤프트들을 내리는 일을 했다. 무겁더군. 그래도 같이 일하는
사람이 좋아서 다행이다. 많이 쉬면서 일했다. 마음 같아서는 내일도 출근하고 싶는데 이력서
넣은 결과 여부랑 피로, 그리고 대학 과제 때문에 쉬어야할 것 같다.
얼추 정리가 끝나고 내려가기엔 살짝 애매한 시간이라 남아서 쉬었다. 끝나가는 현장에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는 상태이니 가끔은 이런 묘미가 있어야 노가다 뛰는 맛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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