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치킨 먹다가 갑자기 입안에 이물감이 느껴져 양치도 안 하고 급하게 찍은 사진이라서
조금 보기 그러시겠지만 이건 사실 예의상 하는 말이고 사실 여러분이 어떻게 느끼실지는
내 알 바가 아니다. 아무튼 크리스마스라는 기념일이지만 특별히 아무런 감흥 없이 해야할
공부를 하는데 친구가 하도 칭얼거리기에 같이 치킨이나 먹기로 했다.
뭘 먹는 걸 굳이 찍는 성격은 아니고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찍은 사진이 포스팅 용도로
쓰인다니 역시 무엇이든 남기고 볼 일이다. '60계 치킨'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브랜드 치킨.
주변 아싸인 친구들이 인싸들 사이에서 그렇게 난리라며 호들갑을 떨길래 한 번 시켜봤다.
'호랑이 치킨'이라는 마늘향나는 튀김옷을 입힌 치킨이랑 불맛을 입힌 '장스 치킨' 1마리씩
배달 시켜먹었다. 양이 부족할까봐 2마리 시켰던 건데 남자 둘에게도 양이 많더라.
치킨무를 안 주기에 조용히 다시는 주문 안 하기로 마음 먹었다. 치킨무를 안 준다는 것은
라스베가스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둘다 순살을 시켰어야 했는데 주문 실수로 하나만
순살이 와버린 탓에 이미 분노 게이지가 좀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내 실수긴 해도 아무튼
열받는 건 열받는 거다. 어쨌든간에 분노를 곱씹으며 치킨을 입안에서 작살내고 있었는데
어쩐지 입안에서 무언가 굴러다니기에 혀로 확인해보니 물집 같은 게 느껴졌다.
화장실 가서 주둥이를 열어 입 안을 확인했다가 웬 시꺼먼 기포 같은 걸 보고 놀라 그대로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무너져 앉아버렸다. 솔직히 처음엔 암덩어리인 줄 알아서 담배라곤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구강암이라니 신도 가혹하시다 싶었는데 네이버에 물어보니 암이
아니라 피물집이라고 한다.
원인은 면역력 저하로 인한 스트레스성 내출혈. 병원에 직접 가본 건 아니지만 아마 그럴
거라고 예상된다. 최근 안 그래도 학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겁나 많이 받긴 했었다. 게다가
영양실조도 문제로 불거진지도 꽤 됐고. 아무튼 크리스마스에 빤빤히 놀자니 주변 시선이
신경 쓰였는데 한동안은 피물집을 핑계로 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고 말해도 공부는 인생이 걸린 중대다. 스트레스를 받았어도 죽을 병을 얻는 건 아니니
계속 해야겠지. 최근 솔로인 남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서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
불쌍하다는 시선을 서로 주고 받는 웃긴 상황이 일어나지만 연휴에도 부러진 척추를 안고
묵묵히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본인 혼자만 불행하고 외롭다는 생각하지
않으시고 연휴를 휴일로서 즐기셨으면 좋겠다.
그럼 일어 공부랑 토목기사 공부하러 이만. 여러분은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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