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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이 붙었고 가성비 갑이라는 5만원짜리 가오몬 타블렛을 썼었는데 아주
나쁘진 않았지만 이래저래 불편함이 많긴 했다. 예를 들면 드라이버를 실행하기 전에 포토샵을 키면
인식이 안 되는 문제라던가 필압도 어쩐지 애매한 느낌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너무 커서 가지고 다닐
때에 적잖이 불편했다. 5만원 정도로 타블렛이 어떤가를 맛보는 데에는 나쁘지 않았다만.
근데 새해도 되었겠다 그림이나 하나 그릴까 싶어서 타블렛 펜을 찾았는데 잃어버렸다. 제기랄.
입원했을 때 그림 그리겠답시고 주접 떨면서 타블렛 가져갔던 게 기억나는데 퇴원하는 날 분명
전혀 꺼내서 써본 적이 없는 타블렛을 보며 한탄했던 것도 선명한데 오늘 확인하니까 타블렛의
펜만 안 보인다니.
아무튼 가오몬 타블렛(펜 없음)을 적당히 1만원 쯤에서 당근마켓에 매물 등록했다. 필요하시면
구매하시라. 개인적으로 타블렛은 죽여달라고 할 때까지 써먹고 캠코더 사려 했는데 계획이 좀
늦춰지게 되어 안타깝다.
아무튼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고 이제 더이상 등록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일도 없어져서
졸업 및 새해 선물 삼아서 내 자신에게 새로운 타블렛을 선물해줬다. 이름하야 와콤 타블렛이다.
국내산 제품을 쓰고 싶었는데 국산품은 쓰잘데기 없이 비싸서 어쩔 수 없이 왜놈 제품을 질렀다.
로지텍한테 A/S로 뒤통수 처맞은 이후로 웬만하면 국산품을 쓰고 싶었는데 만화 강국 일본에서
자랑하는 기업의 제품이니 성능은 쓸만하겠지 믿고 쓰기로 했다.
포장 하나만큼은 기똥차게 됐더라. 뽁뽁이 캡으로 어찌나 칭칭 동여멨던지 오배송되서 베게가
왔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매우 섬세한 기기라서 그랬구나 생각하니 먼 옛날 아무 포장도 없이
쿨하게 상자만 덩그러니 왔던 가오몬이 떠오르며 역시 대륙은 대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CTL-6100WL은 블루투스가 지원되는 제품이다. 키보드 및 마우스까지 모든 제품을 무선으로
연결하니 책상 위에 걸리적거리는 선들이 없어서 흡족하다. 노트북에 연결해보니까 배터리의
충전 속도가 너무 느려서 조금 걱정했는데 스마트폰 충전기에 연결하니 빠르게 충전된다.
설명서에 적혀있는대로 와콤 홈페이지로 들어가 회원가입을 10초만에 마치고 노트북에다가
타블렛 드라이버를 설치한 뒤에 가동하니 재부팅 후 자동으로 등록 기기까지 마쳤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일본은 은행원 수십 명씩 쓰면서 종이 통장 쓴다는 말을 듣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조금 마음이 많이 요동쳤다.
데스크탑 센터에서는 단축키에 다양한 기능을 넣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배터리 잔량
확인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충전중이면 충전중 표시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확인할 수가
없다는 거다. 충전중인지 아닌지는 배터리 잔량 표시를 보고 확인할 수밖에 없다.
키보드 트레이를 따로 구매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책상 너비랑 맞는 제품도 거의 없었고
그나마 맞는 제품은 평범한 키보드 트레이에 불과한데도 가격이 무려 20만원 가까이 되더라.
무선 블루투스 타블렛이 18만원인데 탈착식 소형 키보드 트레이가 20만원이라니, 나참.
당분간은 불편해도 조금 넓직하게 타블렛과 키보드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해야할 듯. 덧붙여
보호 필름도 무려 1만원씩이나 하던데 순간 살까 말까 고민했지만 그냥 배송 왔을 때 씌여져
있었던 비닐 껍데기를 그대로 씌워서 보호 필름처럼 쓰기로 했다. 인식은 잘 되니까. 중국산
가오몬 제품은 배송이 지나치게 상남자다웠어도 보호 필름은 제공해줬는데 그런 건 살짜쿵
아쉽긴 했다. 마이크로 5핀 단자인 건 오히려 블루투스 마우스랑 키보드가 5핀이라 좋은데
단자가 좀 짧은지라 호환이 되긴 하나 불안하더라. 이건 써보고 사용기에 적어야지.
혹시 가오몬 타블렛이랑 현재 본인이 쓰고 있는 노트북 사실 분은 덧글 달아주세요.
https://blog.naver.com/ravlitzen/22081994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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