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8 4년만에 맛보는 첫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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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보고하는 것을 깜빡했는데 적당한 중소기업 취직해서 회사 다니고 있습니다. SW QA를 전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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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회사인데 건설 업계쪽으로 갈지 아니면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 돌아갈지 고민하다가 그냥 새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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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습니다. 어떤 분위기의 회사인지는 당연히 다녀봐야 아는 거라 당시에 잘 모르겠다고 적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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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하고 3일차에 접어든 지금도 사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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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마지막 입사가 2018년이었으니 사원증을 목에 걸게 되는 것은 어언 4년만의 일이 됩니다.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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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쏜살 같이 지나가긴 했군요. 체감상으로는 이제 1년 정도가 지났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다닌 곳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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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2017년의 첫 직장과 비슷합니다. 업종이 같아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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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복지는 여태까지 다닌 회사 중에서 월등합니다. 당연히 연봉도 가장 높은 편입니다. 사내에 카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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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데 대표이사님이 비용을 분담해주셔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500원에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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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는 별로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습니다. 수면실과 샤워실도 있는데 별로 쓰고 싶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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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출근을 하는 날에 노래를 재생했는데 Nu'est의 segno가 흘러나와서 기분이 묘했었습니다. '돌고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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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ing back to you'라는 가사가 마치 수라장을 거쳐서 결국 QA로 돌아온 저를 가리키는 것만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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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당일에는 오랜만에 출근이기 때문에 긴장한 탓인지 오전 6시에 눈이 번쩍 뜨여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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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에 익숙해져서 정각에 딱 맞춰 도착하려고 계획했는데 친구가 첫출근날부터 그랬다간 첫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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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내는 게 아니겠냐고 일침해줬고 지인분께서도 첫출근에는 중소 기업이라도 대기업과 같다며 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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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해진 마음에 경각심을 주는 조언을 주셨습니다. 이래서 현장일이 사람을 망쳐놓는다는 건가.

 

 

 

 

 

 

 

안 어울리게 존댓말 쓰니까 일기가 안 써진다. 귀찮으니까 말을 짧게 하도록 하겠다. 첫날에는 놀랍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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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사원 대상 교육이 진행되던데 직무 교육인가 싶었더니 회사 소개 및 비즈니스 매너 등에 대해서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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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다 쏟아붓더라. 옛날 옛적 처음 QA 업계에 발을 내딛었을 땐 첫출근하자마자 지정석에 앉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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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업무 내용을 머릿속에 때려박았던 일이 떠오르며 감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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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교육 받다가 점심에는 실장님과 중식으로 중식집에 가서 먹었다. 가격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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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들이 다같이 식사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따로 김밥이나 사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 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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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해 '정보처리기사'와 자동화툴 관련하여 개발쪽 공부를 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새겨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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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1일차인데 곧바로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조금 그렇다. 일단은 업무에 익숙해지고 팀에 잘 융화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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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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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400명이고 같은 부서 인원만 150명인데다가 건물 하나가 통째로 회사이기 때문에 마주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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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에게 신입 사원이자 막내로서 인사를 올려야 하므로 얼굴과 이름 외우느라 당분간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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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예정이다. 교육을 듣는 틈틈히 좌석 배치도로 이름을 익혀두고 그룹웨어로 얼굴을 매치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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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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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인데도 불구하고 평사원들은 하루종일 신발을 신고 있고, 직급이 있는 사람은 슬리퍼를 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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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보면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는 감이 온다. 말로는 '프리한 편'이라고 하지만 입사 첫날부터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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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예절 교육부터 시키는 것을 보니 안 봐도 비디오인 것 같다.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애사심은 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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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어버린 시대라서 사내 권위주의는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눈치 많이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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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더군. 이제 입사 3일차인데 뭘 알겠느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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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출결과 휴가 등 대부분의 복지 제반들이 전자 문서화되어 결재가 간단해 보이는 건 큰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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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작성하는 것인지는 쓰게 되는 날 물어봐야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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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첫출근하고 다음날이 3.1절이다. 모레부터가 본격적인 근무일이라 긴장됐다. 사람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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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입사 3일차인 지금은 다른 파트 사람들은 전부 재택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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및 파견 발령을 받은 상태로 어쩌면 반년이 지나도 못볼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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