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경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그런데 어쩐지 몸상태가 이상하다는 게 기상과 동시에 느껴진다.
목이 매우 심하게 부어서 침을 삼킬 때마다 큰 각오가 필요한 수준이다. 호홉을 하기도 괴롭고 이러다가
부어오른 목젖이 기도를 막아서 질식사하는 게 아닌가 걱저이 될 정도.
기침이 나오는데 목젖이 혀 뿌리에 자꾸만 닿아서 나오는 듯하다. 최대한 기도를 넓혀 숨을 쉬기 위해서
고개를 뒤로 완전히 젖히고 있어야 했다. 그렇게 숨 좀 고르다가 곧바로 일어나서 일단 빈속에 처방받은
약부터 먹었다. 다행히 열을 없어서 정신은 거의 멀쩡했다.
눈을 떠보니 목의 붓기는 상당히 줄었다. 적어도 호흡에는 무리가 없다. 그렇지만 대신에 목이 완벽하게
잠겨버렸다. 훗날 목소리가 원래대로 안 돌아오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더라. 침을 삼킬 때마다 바늘 삼킨
것처럼 따끔거린다. 공복 속에 약을 먹으면 위험할 것 같아서 급히 죽을 배달시켜 먹었다. 말 할 수 없게
되서 저주에 걸린 인어공주가 된 기분이었다.
약이 세긴 세다. 약을 먹으면 눈에 띄게 기진맥진해지고 온몸에 힘이 잘 안 들어간다. 온종일 잠만
자게 된다. 거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님이시다. 몇몇 코로나에 걸려본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공통 증세를 보니 아직 내가 초기인 것 같더라. 앞으로 또 어떤 지옥이 펼쳐질지 걱정이다.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목이 완전히 잠겨서 말도 하기 어렵다. 침은 겨우 삼킬 수 있을 정도지만
사포를 구겨서 삼키는 것처럼 괴로워서 입안에 침이 모일 때마다 참담한 심정이 되더라. 그렇다고
바닥에 뱉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계속 배달을 시켜먹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어거지로 집밥을 먹었다. 한 입 삼킬 때마다 끔찍한
경험이지만 편도선을 강하게 키우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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