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카페에 여러가지 도시락이 있는데 그중 가장 별로라고 생각했던 도시락의 제대로 먹는 방법을
깨달았다. 소스에다가 모든 것을 비벼서 먹는 것이었다. 왜 콩이랑 호박 같은 것이 생으러 있는 건지
몰랐었는데 이렇게 먹으니까 맛있더라. 하지만 밥이 독특해서 그런지 뱃속에 가스가 차서 화장실에
가게 만든다. 건강식이다 이건가.
일기를 쓰려니 조금 황당했다. 일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젠장할 바지가 고장났다. 버튼이 고장난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괜찮았어서 입고 다녔는데 자크가 자꾸 내려간다. 곤혹이로구만. 바지 한벌을
새로 사야겠다는 마음을 이제사 다시 잡는다. 오늘도 지하철에 사람이 많군. 여기까지만 쓰여있어서
도대체 하루동안 무엇을 한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럴 때에는 그동안 작성한 일일 업무 보고서를 보면 된다. 테스트 케이스 쓰다가 특수 테스트 진행했군.
계정 문제 때문에 짜증이 났었지만 그래도 여유는 있었다. 점심에는 간만에 동료들이랑 비싼 밥 먹었다.
확실히 맛은 있었다. 감자 튀김은 많이 실망스러웠지만.
금요일이라 그런지 심적으로도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하루가 바삐 지나갔다. 이런 일상이라면 영원히
지속되어도 좋아.
주말에는 산책할 겸 나와서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외딴 곳에 숨겨져 있는 카페를 발견해서 커피를
한잔 주문해서 마셨다. 특이하게도 캔에 담아서 주더라. 솔직히 말해서 마시기 불편하다. 이게 혹
자연을 위한 건가. 아무튼 마시기 불편한 거 빼면 시원해서 좋았다. 한가롭구만.
매일 일기 쓰긴 쓰는데 일기를 쓰는 것과 블로그에 일기를 올리는 데에 텀을 두려 하다 보니 당일
일기 작성을 조금 까먹게 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더럽게 바빴는 걸 어떡해.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1주일치를 한 번에 모아서 올렸었지. 대신 매일 한자 강의 만화를 그리는 미친 짓을 했고. 정말로
과거의 나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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