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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20613 소프트웨어 QA 테스터 근무 일지 3개월차 (퇴마)

by 레블리첸 2022. 6. 23.

 

 

 

 

 

정원 안에 넓고 얕은 연못이 있었는데 그 안에 하얀 물뱀이 있었다. 물뱀이라기보다는 사실 구렁이에 가까운

덩치였지만 물속에 있으니 물뱀으로 보았다. 뱀의 이마에는 노란 무늬가 있어서 한 마리의 비단 잉어 같기도

했는데 하여튼 이녀석을 죽여야만 했다. 어찌 죽일까 고민하고 있는데 고시원 이웃집 사장님이 돌연 그 못에

뛰어 들어가시더니 굵은 동아줄 같은 것으로 뱀을 마구 내려치기 시작하셨다.

무언가 대신해 곤란한 일을 처리해주시려 하시어 감사했다만 뱀은 끄떡없어 보였고 대수롭지도 않다는듯이

아무런 반격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자극하시다가 화만 입으실까봐 걱정이 된 나는 사장님을 만류하고 내가

직접 들어가서 뱀의 모가지를 졸랐다. 목을 졸라도 뱀은 딱히 저항이 없었다. 괜히 불안했다. 곧 녀석의 목이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손을 놓으니 뱀은 수면 위로 두둥실 떠올랐다. 나는 후다닥 물에서 나왔다. 잠시 후 독인 것 같이 보이는 자색

액체가 연못 안에 잉크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사장님한테 그만 못에서 나오시라 일렀다. 돌아가신 분과

정말 오랜만에 뵈었는데 인사 한마디 제대로 나누질 못했군.

꿈에서 깼다. 검색해보니 뱀을 죽이는 건 길한 꿈이라는군. 뱀의 존재가 상서롭지 않아 마음에 걸린다. 출근중

구급차에 실려가기 직전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환자를 보았다. 애석하게도.

그러고 보니 중국어 필기 노트 5월 24일 작성분이 소실되었지. 5월 5일분부터 새로 작성해야 한다. 제길. 오늘

하루는 단란했다. 단란하게 업무했고 단란하게 팀원끼리 식사했고 칼퇴했다. 끝나고 회사 탕비실 가서 식사를

마쳤다. 자리에 돌아가서 중국어 공부할까 기웃거리다가 30분 후에나 퇴근. 겨우 30분인데도 지하철에 사람이

없어서 쾌적했다. 그나저나 블루투스 키보드 도저히 못써먹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