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퇴근길에 초록의 색감이 좋아서 찍었다. 아무튼 오전 출근길에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다만 앳되어
보이는 웬 아가씨가 지하철을 놓치고 목놓아 부르짖더군. 안 됐지만 다행히도 여긴 지하철 간격이 빠르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으셔야지. 음의 감정은 오래 지니고 있어봐야 화만 될 뿐이니 고치지 못할 과거나 지난
것들은 빠르게 잊고 다신 돌아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나저나 잠잘 때 자세가 안 좋았는지 아침에 허리가 아프다. 출근하니 특수 임무가 주어져서 기뻤다. 헌데
진행하려고 했더니 문제가 터져서 당장 보류됐다. 개발자가 휴가라서 수정에 시간이 걸린다는구나. 아무튼
적절하게 문서 수정 작업을 이어서 했다. 때마침 새로운 기획서가 게시되어 고쳐야할 부분이 투성이다.
원래라면 성가신 작업이라 여겼겠지만 지금은 이런 소일거리도 너무 반갑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수정이
되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조치가 되었다고 하니 확인해봐야겠군.
점심은 당낭님과 단둘이 식사했다. 군대 이야기를 들었는데 역시 군대 이야기는 항상 먹힌다니까. 재밌었다.
점심 시간이 30분만 더 있으면 좋으련만. 오후에도 이어서 문서 작성. 시간이 좀 빨리 가기는 했다. 처음부터
문서를 새로 뜯어고쳤기 때문이다. 간간히 주어지는 특수 임무도 재밌다. 계정 관리하다가 그냥 이메일 주소
통합해버리기로 결정했다. 비가 엄청나게 오는군.
퇴근한 뒤에 독니님과 하늘의 빗줄기와 땅의 인파를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서 저녁 식사했다. 혹시 동거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여쭈어 보았는데 아직은 내가 불편하신 듯하다. 어쩔 수 없지. 쟁반 수육을 사주셨다. 다음엔
내가 대접해드려야겠군. 최대한 신발이 덜젖게 하려 했건만 무의미한 저항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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