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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0701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by 레블리첸 2020. 7. 2.

 

 

 

 

왜 더럽게 먹다 남은 것을 찍어서 올리시는 거죠?

 

 

 

저거 한 입도 안 댄 사진이야

 

 

 

이번에도 잠을 제대로 못잤다. 이유인즉 지난 근무가 끝난 날 피곤해서 오후 8시쯤에 뻗었다가

새벽 2시에 기상해서 누수 문제 조치하고 새벽 5시에 아침 먹은 뒤 다시 정오까지 잤는데 저녁

식사를 하기 전까지 또 낮잠을 잤으니 그럴만도 했다. 내 무덤을 팠구만. 어쨌든 이번에 근무를

마치면 정상적인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을 좀 해봐야겠다.

오늘 소환되는 인원이 20명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고 아침 식사로 나온 꽁치가 맛있었다.

조식 후에는 커피 한잔을 마셨다. 카페인 섭취량은 136㎎.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눈의 피로감이

남아있고 정신이 몽롱하다.

오른쪽 어깨가 뭉치고 허리가 쑤시는 것을 보니 누적된 피로가 상당한 탓도 있을 거다. 주4일을

꼬박 출근하는 사람도 수두룩한데 난 왜 이렇게 허약할까.

 

 

 

 

철삽 5개, 물삽 3개, 마대자루, 밀대 2개, 빗자루 4개를 챙겼다. 그렇게 일이 빡세지는 않겠군

싶었는데 현장에 도착해보니 딱히 할 것도 없길래 뭔가 싶었더니 바닥을 치우라고 한다. 위의

사진은 깔끔해보이지만 원래는 전부 진흙으로 덮여있었고 군데군데 흙탕물로 웅덩이도 더러

보였었는데 전부 치워버린 뒤의 현장 모습이다. 원래는 바닥이 콘크리트인 줄도 몰랐다.

열심히 삽질해서 흙을 퍼나르고 밀대로 흙탕물을 쏟아내어 청소를 마쳤더니 이번엔 건물 내의

물을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팀원들의 내적 분노가 치솟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점심으로는 짜장밥. 맛은 굉장히 안정적이라서 마치 맨밥을 먹는 듯했다. 어쨌든 오후부터는

지시를 받았던대로 건물의 최하층으로 내려가서 물웅덩이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내려가보니 갑자기 아마존이 펼쳐진듯 강물이 나타나서 당혹스러웠다.

조금 하다가 점심 시간에는 휴게소에서 앉아 쪽잠을 청했다. 원래는 안 자는데 간만에 삽질을

하니까 피곤했는지 기절하듯 잤다. 얼른 집에 가서 눕고 싶더라.

 

 

 

 

 

 

아 이건 인간이 할 짓이 못된다. 기껏해야 물동이 나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작업량이

너무 많은데 쉴 틈도 없다. 인력 편성도 안 좋았다. 최고 연령자 둘이 각각 쉴 시간 줄여서 일을

하는 타입과 꼼꼼하게 하는 타입인데 작업량이 대홍수급이라는 상황에서 둘의 시너지가 폭발

해버리는 탓에 결코 끝낼 수 없는 일을 꼼꼼하게 쉬지 않고 하게 되었다.

정말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콤비다. 제거 작업하다가도 여기저기 불려가서 다른 구역의 물기를

제거하기를 반복. 아주 죽을 맛인데 15시 50분까지 하다가 슬슬 정리하나? 싶었더니 작업 반장

호출이 떨어지고 각종 일거리를 안겨주더라고. 예를 들어 바닥의 벽돌 정리 및 배수펌프 작동을

위한 배선 등. 공사 현장 감독이 오니까 지저분한 것 전부 처리하라고 해서 다 끝내니까 17시다.

젠장할. 작업화도 다 젖고 일도 아주 알차게 하고 가는군. 신발 마를 때까진 존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