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가 끝났으니 오래간만에 건설 현장을 찾기로 했다. 그런데 여러 가지로 엉망이구만.
친구랑 시험 끝난 기념으로 논 여파로 생활 리듬이 아주 작살났고 일요일 오후 2시에 일어나
다시 잤다가 결국 오후 20시에 저녁을 먹고 뜬눈으로 출근시각 오전 5시까지 새게 된 덕분에
정신이 몽롱하고 걸음이 취한 듯 휘청거린다. 기운나게 카페인 음료 섭취해야 하나 싶군.
간만에 조식을 먹었고 반가운 얼굴들을 봤다. 주말동안 팔토시를 구매해서 사용해봤는데 나름
착용감이 시원하긴 하더라. 그래도 여전히 답답하긴 하지만, 피부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다니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오전은 잔해 정리와 물청소. 5인 구성 팀이라 짐도 많고 일거리도 많았다. 흙바닥을 쓸고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시멘트 조각들을 치우면서 바닥에 고여있는 물들을 처리하는 일이었다. 합류하기
전에 펌프를 옮기는 작업에 불려가고 부족한 청소 도구를 보충하러 창고까지 왔다갔다하는 등의
잔업무가 있었던 탓인지 유독 피곤하던데 이게 잠을 못자서인지 오랜만에 육체 노동을 해서인지
분간이 안 간다.
어쨌든 빡세게 움직였는데도 아직 오전 8시라니 참 시간 야속하다. 잠잘 땐 쏜살같이 지나가더니,
9시 이후로는 조금 널널해지기는 했다. 섹터를 옮길 때마다 쉬어서 9시 40분부터 10시 10분까지
느긋하게 30분간 쉬는 시간을 주기도 했고, 특히 김장관 반장님이 몇차례 사비로 음료수를 쏴서
틈틈히 일할 의욕이 나긴 했다. 뜻밖에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서 제대로 잘 수 있을지 걱정되기는
했지만.
오후에는 무슨 용도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벽면에 비닐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아마 무슨 먹칠을
할 거라고 하는데 어쨌든 한 명이 일정한 높이로 비닐 테이핑을 하고 나면 비닐을 잘 펼쳐주고서
접착력이 떨어지는 부분에 청테이프로 고정을 해주는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어쨌든 몸은 편했다.
뜻밖에도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지나간 구간이기도 했다.
이후에는 콘크리트를 도포할 때 봤던 깔판을 깔아주고 테이프로 고정하는 작업을 도왔는데
위는 테이프로 고정하기 전 엉망진창인 사진이고 아래의 사진은 고정하고 난 후의 모습이다.
근무 시간이 거의 끝나가는데 작업 반장님이 갑자기 찾아와서는 내일 오전부터 후속 작업이
시작되니까 조금이라도 끝내놔야 한다고 닥달해서 다들 험악한 분위기에서 작업을 했다.
그래도 모든 일이 그렇듯, 끝내고 나니까 보람은 있었다. 저녁 무렵부터는 비가 온다고 한다.
내일도 출근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원래는 체력이 생각보다 많이 남았기 때문에 출근하려고 했는데 새벽 1시경에 깨서 화장실
다녀오니 기묘하게도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길래 확인해보니 바깥의 층계는 계곡처럼 물이
흐르고 천장에선 누수 현상이 발생해서 바닥에도 물이 흥건하더라.
두 시간 정도 개인 시간을 투자해서 조치를 취했다. 잠을 자긴 글러서 블로그에 근무 일지를
쓰고 자려다가 뻗어버렸던 게 떠올라 이렇게 마저 글을 적는다. 출근도 물 건너갔군. 오늘은
얌전히 공부를 해야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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