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은 맞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자신이 언제 죽을지를 모르니까 미래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미래에 좋은 영향이 되는 선택을 지금이면서 순식간에 과거가 되고 있는
시간에 새기고 있을 뿐이다. 만일 내가 앞으로 수명이 2년 정도가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남아있는 방향은 오로지 둘중 하나지. 남아있는 돈으로 탕진잼을 할 것인가 남아있는 시간을
의미있게 사용할 것인가.
자신이 몇살까지 살지도 모르면서 매순간의 선택지들을 낭비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지켜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루종일 게임을 했대. 그래서 결국 그것을 통해서 얻은 게 뭔데. 장래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는데. 부와 명예, 지식, 인맥이라는 거대한 영역 중에 아마 게임 재화를
획득했으니 나름의 부를 쌓았으며, 게임 내 지인을 만들어 인맥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렇게 얻은 것들을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의 미래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데?
나 역시 학창 시절 학생이라는 신분에 걸맞지 않게 학업에서 손을 놓고서 모 온라인 게임에만
자그만치 13년이란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결국 그 게임의 인기가 시들었을 때 과연 내게
무엇이 남아있었을까 돌이켜보면 아주 자그마한 소수의 인터넷 지인 집단밖에 안 남아있었다.
어쩌면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그 게임의 프로선수로 활동하거나 쌓아올린 인지도를 활용해서
사업을 펼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해서 그러하지 못했고
어쨌든 투자한 13년의 시간에 비해 얻은 성과는 초라했다.
게임에 투자한 13년의 세월의 결과로 얻은 것보다도 군대에 끌려가서 다들 말하는대로 낭비한
2년간의 세월을 통해 얻은 것이 훨씬 값졌다. 내가 남들보다 많이 모자라고 뒤떨어졌단 사실을
깨달았고 군필자라는 경력 사항을 얻었으며 나름의 자부심과 적어도 생판 모르는 타인과 말을
나눠야할 때 써먹을 수 있는 대화 주제 하나, 동고동락하며 얻은 동기라는 인맥을 얻었다.
넌 무엇을 하며 살았니. 난 타인에게 도움될만한 것을 이 세상에 남기기 위해서 살았어. 간단히
생각하면 옛날 한자 자격증을 공부할 때 그렸던 한자 강의 만화처럼 단순히 한순간의 지루함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별도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는 그림을 그렸던 것처럼. 돈은 안
되더라도 멀거나 가까운 미래에 내가 걸은 길을 두리번거릴 사람에게 도움이 될 이정표를 몇개
남기는 데에 시간을 투자했어.
▲ 받은 자료가 아니라, 직접 내가 작성하고 있는 자료다. 토목기사 시험의 4과목
'철근 콘크리트 및 강구조'에 대한 수업 필기 노트로,
3과목 '수리학 및 수문학'과 6과목 '상하수도공학'을 위한 필기 노트도 작성중이다.
올해 반년동안은 공대생으로서의 소임을 다했다. 열심히 공부했고 그 결과가 나와 같은 공부를
할 학생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보화했다. 학기를 마치고도 끊임없이 내가
공부한 책을 전자문서화하는 데에 시간을 쏟아부었고 마침내 끝마쳤다.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
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가 공부했었던 과목과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자료를
보고 꽤 적지 않은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설계했다.
사회인이 회사 생활을 충실히 한 것만으로 한 명몫을 톡톡히 했다고 봐도 되는 것처럼 나 역시
판데믹 상황에 대학생으로서 대학 생활을 충실히 행했고 많은 전공 관련 지식과 지식인으로서
소양을 쌓았다. 이미 대학 등록금과 넉넉한 생활비를 모아두었지만 경험을 쌓으면서 겸사겸사
용돈을 벌기 위해 인력 사무소를 통해 건설 현장에서 산업인력으로서 노동을 했고 마찬가지로
나처럼 공사 현장에서 일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근무일지의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그밖에도 전공이나 교양 대학 수업을 노트로 정리하고 건설 현장에서 노동한 다음에 체력적인
여유가 있을 때면 부가적으로 교육 훈련 등을 수강했고 결과물을 몇가지 게재하기도 했었으며
적지만 헌혈도 했다. 뭐, 장학금과 특별 학점이 목적이었지만.
덕분에 고되고 바쁜 시간을 보내서 최근 석달 소식이 뜸했지만 보시다시피 전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그동안 넌 시간을 어떻게 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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