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Diary/▶ 아무 얘기

살 가치와 113회차 헌혈, MOOC 교육 수료

by 레블리첸 2020. 7. 14.

 

팔뚝이 뭐 이리 얇아 보이냐

 

 

토요일날 일을 마치고 돌아와 뻗어서 다음날 기상했고 일정을 확인하던 중에 오늘 헌혈을 해도

다음 일정에 중대한 차질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잠깐 고민했다가 곧바로 헌혈 센터로 달려갔다.

어차피 다음 주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는 장마가 예상되기 때문에 일을 나갈 수도 없는 관계로

집안에만 박혀있어야 할 텐데 휴식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시간을 조금만 더

알차게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따름이다.

눈을 떠보니 14시였고 따라서 점심도 먹지 않은 상태로 일정 확인을 마친 게 15시 경이라 급히

편의점에서 끼니를 떼우고 헌혈 센터에서 헌혈을 진행했다. 재수가 없으면 혈액의 철분 수치가

떨어져서 반품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는데 무사히 완료했으니 천만다행이다.

 

 

일이 없는 동안 놀고 먹기만 해도 충분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기엔 나의 시간이 아까웠다.

지난 번 소개했던 STAR-MOOC와 KOOC에서 각각 '블록체인과 미래사회'라는 수업과 '인공

지능과 지능형 교통체계'라는 수업을 들었고 수료를 마쳤다. 수업 내용을 한줄요약해보자면

각각, '비트코인은 발전 가능성이 있고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는 내용과 '인공지능이 무한정

발전으로 인해 교통 시스템은 변화한다.'는 내용이다.

 

 

블록체인과 미래사회 필기 노트.zip
0.04MB
인공지능과 지능형 교통체계 필기 노트.zip
0.02MB

 

 

필요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파일을 게시해두고 잠금 해제 코드 비용은 2,000원씩 책정했다.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해 교육을 받은 게 아니라, 학교에서 해당 원격 강의를 수강하고 수료하면

토탈 3만원의 장학금을 제공다고 했기 때문에 등록금 감면을 통한 용돈 획득이 목적으로 시간을

할애했을 뿐이다. 그리고 나와 마찬가지로 교육을 수강하는 친구들에게도 제출용 필기 자료들과

쓸데없이 통과와 불합격을 가르는 시험에다 시간을 쏟아붓는 과정을 단축하는 데에 일조할 수도

있지. 당연히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그다지 장학금에 혈안이 되어있지도 않으며 공부에도 열망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적어도 우리 대학은 그렇더라. 다들 학점보다는 게임 티어 올리는

일에 더 열광하고 있더라고.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으로 나의 존재 가치가 매겨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잔인한 얘기지만,

몇년 전 사건 이후로 나는 여전히 나의 존재 이유를 찾고 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비로소

사람은 존재를 허가받는다고 생각된다. 왜 살고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을 때 돌아오는 대답은 보통

죽지 못해 산다고 하더라. 한심하단 생각이 들기보다는 돌이켜보면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할 때가

많다. 만약에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전원이 끊어진 서버처럼 툭 생명이 끊어진다면 그 앞에서

주저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유는 자의보다 타의에 의한 결정이다. 거시적으로는 국가가 국가의 일꾼으로

쓰고 국가 운영에 기반이 되는 세금을 거둬들이는 대상으로서 활용되고 가깝게는 부모님이 내가

살아온 인생은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이자 노후대비의 일환일 뿐. 연예인을 비롯한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활동 성과를 기다리는 팬의 존재가 그들의 존재 가치를 발생시켜준다고 하더군. 그림이나

곡, 글이라던지.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덧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팬이란 결국 모엿다가도 또 떠나기 마련.

결국 아무리 잘난 가수나 화가라도 결국 사람들의 따분함을 달래주는 광대 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혁혁한 문화적 혁신을 가져와서 해당 세계의 발전을 꾀한 경우가 아니라면 결국은 무슨 소용인가.

사람들이 눈을 돌려버리면 아무리 빛나는 이름을 가진 이라도 한순간에 있어도 없는 존재가 되고

마는데.

영원히 구속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도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전자를 포기하지 않을 거다. 과연 타인을 붙잡아둘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미미하지만 조금은 그 둘을 이룬 것 같기는 하다. 내가 게시해둔

몇몇 공부 자료 및 자격증 시험에 관한 글에 대해 사람들이 감사 표시를 할 때마다, 또는 작성했던

몇몇 외부 활동에 대한 리뷰들 예컨대 예비군이나 생동성 등에 대한 글들이 타인에게 도움이 됐을

때 내 존재 가치가 충족되었음을 느낀다.

헌혈이나 봉사활동을 하거나 현장 일용직으로서 출근할 때에도 조금이지만 내가 이 세상에 있어

다행이라 직접적으로 느끼는 사람이 있겠구나 생각한다. 나의 활동으로 인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내가 아니었더라도 누군가가 나를 대신할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내가 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후자의 성취감을 느낀다.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불현듯 내 정신을 어지럽히는 '과연 내가 살 가치가 있는 재목인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내가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