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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Review/▶ About Money

너가 그 나이 먹도록 돈 없는 건 너가 머저리라 그래

by 레블리첸 2022. 11. 23.

 

 

 

 

 

돈이 없다고 칭얼대는 사람을 볼 때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동시에 환멸하게 된다. 언제나 같은

흐름이다. 대상자는 바뀌어도 이 흐름은 변하지 않아. 돈이 없다고 한다. 돈이 없는 것은 많이 쓴 탓이다.

적게 벌면 그만큼 적게 소비하면 되는 일이고 적게 버는데 나가는 돈이 많다면 많이 벌면 되는 일이거늘

게으르고 욕심 부리며 허황된 망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자발적으로 가난하고 궁핍한 삶으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다. 항상 그렇듯이 가벼운 질문을 건넨다. 가계부는 쓰고 있느냐고.

요즘은 은행 어플에 들어가면 소비 내역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데 왜 굳이 가계부를 쓸일이 있느냐한다.

맞는 말이지만 그 말을 한다는 건 아직 덜맞았다는 뜻이겠지. 가계부를 내 손으로 직접 쓰는 일이 중요한

연유다. 수기로 작성하지 않고 편하게 자동 작성된 자료는 그저 귓등으로 스쳐 지나갈 뿐이다. 내 소비한

과거를 일일히 손으로 받아적으면서 너는 글자에 쳐맞아볼 필요가 있다. 어느날 알람으로 이번달 지출과

얼마나 저축했는지 알려주면 와닿기는 하겠냐. 그냥 스와이프해서 치워버리던가 하겠지.

가계부를 쓰면 지난 하루 하루를 곱씹어보게 된다. 사람도 만나야 하지. 맛난 음식도 먹어야 하지. 그런데

결과적으로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 되었다면 반성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차피 은행이나 카드사로부터

예쁘고 보기 좋게 정리된 문서를 받으면 뭐해. 가슴을 울리고 와닿질 않는데. 가계부는 몰아서 쓰는 것이

아니고 매일 매일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튿날에는 첫날의 소비부터 돌아보고 가계부를 쓰는 여드렛 날엔

첫날부터 지금까지의 소비를 다시 돌아보고 그 달이 끝나는 날이면 아무리 못해도 최소 28번까지 과거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다. 내가 쓸데없이 길거리에 버린 몇만원을 최소 28번 돌이켜 보게 만드는 거다. 만일

은행 어플이 이번 달 3일에 있었던 지출에 대한 알람을 31일까지 28번 매일 매일 발송하면 지긋지긋해서

결국 삭제해버리고 말걸. 그렇게 지긋지긋할 정도로 곱씹고 반성하게 만드는 게 가계부다.

 

 

 

 

 

 

 

 

 

 

매일마다 수고한 자신을 위한다며 몇만원짜리 밥 먹고 매주마다 예쁜 옷에 혹해서 수십만원씩 지르는데

어떻게 돈이 모일 수 있겠냐. 격일마다 사람 만나러 나가서 술자리에 돈 펑펑 쏟아붓고 게임에 돈 지르고

어찌 돈을 모을 생각이 드냐. 보기보다 그렇게까지 낭비하는 편이 아니라고 항변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기가 차서 오랜만에 웃게 된다. 그럼 돈을 못번다는 증거가 되지 않겠냐는 말에는 또 발끈하며 항상 평균

이상 번다고 한다. 돈이 없다 하소연하던 사람이 평균보다 많이 번다며 성을 내면 닌 무슨 장단에 맞춰야

하나 싶다.

돈 꽤나 만지는데 돈이 부족하면 돈을 더 벌면 된다. 간단한 이론 아니냐. 부업을 뛰면 된다. 찾으면 나름

주말에 할만한 일이 많다. 그거 하나만 해도 외식값 2일치는 번다. 이러면 이제 그럴 시간이 없다고 한다.

배가 아직 덜고프거나 아직 덜 맞은 게야. 물리적으로 폭력을 가할 수 없으니 글자로 때릴 수밖에 없구나.

시간인즉 여유라는 건 만들려는 노력이 있으면 무슨 일을 하든 만들 수 있는 법이다. 돈도 같은 맥락으로

돈도 벌려는 노력이 있으면 무슨 일을 하든지 만들 수 있는 법이란다. 평일에 회사 다니고 주말에 노가다

뛰는 사람을 본 적 있니? 사업을 경영하면서 부업으로 배달 알바하는 사장님을 본 적 있니? 본업과 함께

꾸준히 지식 산업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청년을 만난 적이 있니? 당장 눈앞의 나는 어떠하겠니.

네 하소연을 듣고 있는 나라는 사람조차 평일에 회사 다니며 주말에 알바하고 스마트스토어와 블로그를

운영하며 주식 투자까지 하고 있어.

편안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라면 있겠지. 그렇지만 편안하게 돈을 벌 수 있으려면 그만한 자본력이

갖춰져야 하는 것이며 심지어 대다수는 멍청한 사람 등쳐먹으려는 사기 행위에 지나지 않아. 네 보기에

별 거 안 하면서 얼굴 팔아 돈 벌어들이는듯한 방송인들은 말 그대로 자신의 쪽을 팔아가며 인터넷에서

생면부지의 새빨간 타인들에게 발가벗겨진 채로 광대짓하고 있는 것이니까 얼마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겠어. 육체적 고통이 없으면 정신적 고통이 이를 대신하는 법이잖아.

요령을 바라지 말고 궁리를 해. 가계부는 너가 안 쓰던 머리를 그나마 굴리게 하는 좋은 윤활제가 될걸.

요행을 바라지 말고 노동을 해. 시간이 갈수록 우리 육신은 늙고 병들기 쉬워져서 돈 벌고 싶어도 벌지

못하게 된단다. 청춘은 만끽할 수 있을 때 구가하라는 말처럼 돈은 벌 수 있을 때에 바짝 벌어놓아야지.

머저리 같이 말로 하면 알아먹질 못하니 답답하구나.

멍청한 녀석아. 보험팔이나 폰팔이처럼 내가 너를 등쳐먹기라도 하는 듯이 보이니. 너가 가계부 쓰면

내게 한푼이라도 떨어지겠냐고.

이번달 수익이 현 시점에서는 70만원 적자인데 걱정하실 필요 없다. 알바비가 들어왔을 뿐이고 아직

회사 월급은 안 들어온 상태거든. 그리고 아직 다른 알바 급여도 들어오지 않은 상태. 지난 달 가계부

올리려고 했었는데 깜빡하고 지워버린 게 아쉽다. 다음 말일 일기에는 꼭 첨부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