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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아무 얘기

오늘 할 일은 내일로 미루세요

by 레블리첸 2023. 2. 17.

 

 

 

 

 

 

블로그 그 까짓게 돈이 되느냐는 말을 들었었는데 놀랍게도 그 까짓 블로그가 매달마다 월세 정도는 벌어주고 있다.

연봉으로 치면 400만원 정도라서 생각해보면 그리 적은 돈도 아니다. 역시 무엇이든 오래 해보기 나름이라는 말이

맞아떨어지는구만. 반복되는 일상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고 어딘가의 어중이 떠중이께서 말했던 것 같다. 만약에

하루의 끝에 아무것도 남는 게 없고 그저 밥 먹고 잠자고 똥 싸는 패턴의 반복이라면 당연히 지양해야겠지. 하지만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자신을 조작하고 매일 무언가 성취하고 꾸준히 가꿔나갈 수 있다면 그래도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보일까?

계약을 맺고 있는 일 때문에 매일 오전에 원고를 하나 발행한다. 원고가 없는 날은 웬만하면 일기를 써서 게시한다.

정오까지는 최근 빠져있는 게임의 팬픽을 작성하여 투고한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생각했었는데 개중에는 이걸

통해서 문단에 등단하고 개인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당사자가 아니라서 진위여부는 따질 수

없지만 하등 쓸모 없을 거라던 블로그가 매달 월세 내주는 것을 보면 나름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시야를

넓게 가지면 어쨌든 이렇게 뚜렷한 행적과 나름 작품이라고 불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도움이 안 될리 없다. 어쩜

이리 글을 잘 쓰느냐고 주변 사람들에게 빈말이라도 들을 수 있는 이유 역시 오래 글을 써온 덕분이고 이것 덕분에

사내 기자단으로서도 활동하여 매달마다 추가로 치킨값도 받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요즘은 오전에 원고 발행하거나 일기를 쓰고 열심히 무엇이든 글을 쓰고 정오에는 내놓는 일상을 반복한다.

언급했다시피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한창 업무가 바쁠 때에는 몇번씩 빼먹을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지키려고

노력중이다.

 

 

 

 

 

 

 

 

 

퇴근한 다음에는 자잘하게 중국어 공부. 얼마전에는 HSK 2급을 취득했으니 이번에는 3급을 노리고 있다. 여름이 오기

전에는 취득하려고 했었는데 최근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으로 전환되서 유효 기간이 없는데 직무에도 적합해 지원비까지

낭낭하게 받을 수 있는 CSTS 자격증이 꽤 맛있어 보여서 진로 수정을 고민 중에 있다. 하지만 아직 사내의 KPI 설정이

되어 있지 않아 간을 보는중. 기왕이면 자격증을 통해 인사고과에 좋은 점수를 받으면 일석삼조니까 말이다.

주말에는 앞으로 한자 강의 만화를 그려볼 생각이기도 하다. 아직도 작업 환경이 만족스럽지가 않지만 까놓고 말하자면

그저 객기에 지나지 않으니 허리 또 작살나더라도 그냥 버티기로 마음 먹었다. 젠장, 그렇게 생각하니 시간 손해를 엄청

많이 본 것 같은 기분이 드네.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으니 지인이 자문을 구했다. 어떻게 하면 성실할 수 있느냐고. 그럴 때는 내게 쉴 틈을 안 주면 돼.

비유하자면 앉으니까 눕고 싶고 눕게 되니까 더 오래 누워있고 싶고 그러다가 잠들어서 잠재성이 있는 시간이란 자원을

낭비하는 흐름이 되고 마는 거다. 자신의 일상을 패턴화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다가 자신에게 필요한 구성을 퍼즐 맞추듯

끼워맞춰 보는 거다.

나로 예를 들자면 나는 월요일과 금요일마다 방 청소를 하는데 그럴 땐 출근 준비를 하면서 침대를 접어 정리한 다음에

침구류를 접어서 책상 위에 올려두고 퇴근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곧바로 짐만 풀고 바로 바닥 쓸고 물걸레질을 해.

그 다음 침대와 침구류를 다시 설치하고 밥 먹고 씻는다. 이제 여가 시간은 보통 잠들기 전까지 서너 시간이 남지. 물론

사람이니까 놀고 싶고 그렇게 게임이나 영상을 보다 보면 자야만 한다. 스스로에게 어리광을 부리게 될 때는 할일 목록

메모장을 열어서 천천히 읽는다. 그리고 한다. 지금처럼. 이게 어려운 일인가. 어렵다면 자신을 다그치고 바로잡아주는

동료를 모집하면 된다. 같이 무너질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멱살을 잡아서라도 일으켜줄 사람을 찾으면 된다. 없을 수가

없다. 당장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그런 사람이잖아.

할일 목록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해야 할 일을 적는다.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다음에 우선순위를 매긴다. 중요도가

아니라 가급적 급한 일순으로 정리하고 그 다음에는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순으로 정렬한다. 그러면 목록을 읽자마자

의욕이 생기겠지. 하나씩 처리하다 보면 재미라도 들려서 계속 하게 될지도 모르고. 목록이 비워져 있으면 놀아버리고.

그러다가 해야 할 일이 또 떠오르면 또 적고. 적어둔 내용은 다음날 확인해서 처리하는 거다. 당장 하려면 힘이 드니까.

적당히 시간을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지.

실패해도 괜찮다. 오늘 해야 하는 3가지의 일 중에 1가지밖에 못했어도 된다. 내일 2가지 하면 되잖아. 내일 1가지만

하고 그 다음날에 마지막 1가지를 처리해도 되고 말야. 인생은 어차피 길잖아. 물론 빨리 달릴수록 더 멀리 나갈 수가

있긴 하지만 딱히 기어간다고 해도 뭐라 할 사람은 훗날 저만치 앞서 있는 자기 자신밖에 없다.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말하던가. 그게 어때서 싶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면 내일 할일이 생기니 오히려

좋은 일이 아닌가. 다만 그렇게 쌓고 쌓기만 하다가 그 파도 아래에 깔려죽으면 안 되니까 최소한 적어도 하나 정도는

처리해야만 한다는 위기감만은 지켜야할 것이다.

결국 전부 어느 정도는 욕심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해. 지금에 안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게 욕심이 없더라고.

나는 스펙 올리고 부를 축적하는 게 좋아서 욕심이라고 표현했는데 좀더 포괄적으로 말하면 동기부여가 되겠다. 좀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원동력으로 삼아 최소한 지금 몸을 일으키기부터 해야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