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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아무 얘기

월 300만원 이하 벌면 불법충 할만 하지

by 레블리첸 2023. 3. 25.

 

 

 

 

 

 

 

예전에는 탑툰코믹스에서만 떡툰을 봤었는데 요즘은 투믹스에도 관심이 가는 작품이 더러 생겨서 바람을 피기 시작했다.

원래 플랫폼이 속상해하면 그게 바람이야. 아무튼 할인 행사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결제하고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지인들에게 떡툰의 묘미를 전도하고 있는데 개중에는 검색해서 불법으로 보면 되는데 뭐하러 돈까지 쥐여줘가면서

보냐며 핀잔을 주는 이도 있었다. 하기사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져서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그 눈동자라던가 누네띠네

같은 이름이 연상되는 중국발 불법 OTT 플랫폼이 있으니 굳이 내 통장에서 돈 쓰면서 볼 필요까진 없지.

하지만 나는 만화가 보고 싶어서 결제한 게 아니다. 그 작가의 만화를 계속 보고 싶어서 결제한 거다. 후원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지. 당연한 말이지만 독자가 없으면 만화는 연재되지 않는다. 독자는 단순히 보기만 할 뿐인 사람이 아닌 직접

구독료를 지불하는 이를 일컫는다. 지극히도 당연한 말이지만 돈이 안 된다는 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니까 굳이

작가에게 고료를 지급하면서 연재처가 그를 붙잡고 있을 이유가 사라진다는 거지. 나도 모든 작품을 정당하게 돈 주면서

보는 사람은 아니고 다른 사람의 반응을 살피고 싶어서 불법 웹툰 연재 사이트를 곁눈질하는데 그곳에서 '잠재성이 있어

보였는데 작가가 너무 일찍 연재 종료해서 아쉽다'는 덧글을 보면 어이가 없다. 작가한테는 그게 돈줄인데 연재 안 하고

싶겠냐. 당연히 상부에서 더이상 연재하지 말라니까 끊었지. 그리고 연재가 안 된 이유는 돈이 안 되어서고.

하지만 다 이해해. 취미 영역의 돈은 원래 쓸 수 있는 사람이 쓰는 거다. 취미에 돈을 못쓸 수준이라면 최대한 아끼면서

축재하는 것이 사회 통념상 옳은 방향이다. 너무나 간단해서 복잡하게 말할 것도 없는 문제다. 매일 정시마다 꼬박꼬박

내가 돈 주고 보는 작품이 연재되니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꼬박꼬박 챙겨볼 수 있다. 대가를 지불하고 싶지 않다면

비정기적으로 언제쯤에 게시될지 모를 불법 연재물을 기다리면 된다. 화질도 떨어지고 짜증나는 인장이 박혀 있으니까

몰입도는 떨어지겠지만 당신은 나름대로 기다림과 낮은 품질이라는 대가를 지불했다고 본다. 그런데 그 비용을 작가가

아닌 불법 연재처에 지불하고 결국 작품을 만드는 작가가 굶어죽게 만드는 꼴을 보고 있으니 화딱지가 나는 거지.

떡툰에 돈 쓰는 건 그 만화가 계속 보고 싶어서다. 그 만화를 그린 작가가 이 업계를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있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보는 게 당연시되던 시절 이미 많은 작가가 먹고 살기 위해서 업계를 떠나버렸다. 어중간한

완결을 만들고 작가가 절필하게끔 만든 사람은 작가 본인이 아니라 불법으로 보는 사람들 때문이지. 사회초년생이거나

미성년자라서 경제적 힘이 없다면 이해하지만 최소 월 300만원 이상 벌면 재능 있는 유망한 자들에게 후원하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