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AnyReview/▶ About Anything

나를... 언어(Word)의 마술사라고 불러주겠니?

by 레블리첸 2023. 5. 5.

 

 

 

 

 

 

 

 

흥선대원군의 의지를 계승하여 가슴 속에 척화비 하나를 품고 있는 사람으로서 Microsoft의 Word 대신에

한글과컴퓨터가 최근 새로이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는 한컴독스를 이용해 지지난달부터 틈틈히 CSTS 시험

대비용 필기 자료를 작성하고 있었다. 한컴오피스2020을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내 기업을

응원하고자 하는 애국심으로 열심히 필기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한글과컴퓨터가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믿고 주식도 구매했고 한컴독스가 더더욱 잘 되었으면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한컴오피스는 단축키가 매우 편리하여 손에 익으니까 문서 작성 시간을 극도로

압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아무튼 한글과컴퓨터는 신이라고 부르짖으며 한창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슬슬 공부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한 가지 이변을 깨닫는다.

 

 

 

 

 

 

 

 

 

 

바로 개요 수준이 어느 시점부터 박살이 나 있었다는 거다. 이미 모든 작업이 완료되었고 그 분량이 100쪽에

달하고 있는데 한번 고치려고 손을 봤더니 엉망진창으로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되어서 도저히 고쳐볼 엄두가

나질 않을 지경이더라. 중간에 조금씩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을 알아챘었지만 그때는 일단 문서 작성을 전부

마치면 전체적인 틀을 가다듬어 한 번에 문제를 일망타진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 문제를 고치기 위해 대충

살펴보니 원인조차 해명할 수 없는 오류로 원하는 형태로 문서를 고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기껏 어떻게든 작성을 끝마쳤더니 이제보니 수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때는 누구라도 난감했겠지만

나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이 문서가 혼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이 CSTS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보는 자료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직장 동료들에게는 그냥 망가진 문서라도 내용은 틀림이 없으니 감안하고 보라면서

전달은 했지만 내심 조용히 말라서 죽어가는 중이었다.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검색해 보았지만

개요 수준이 문단 번호로 덮어 쓰여지는 게 한컴오피스의 고질적인 문제고 이미 많은 분이 나와 같은 문제로

골치를 썩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결책은 일일히 문단 번호로 지정된 문장을 문단 번호 해제하고 다시

개요 수준을 지정해주는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심지어 개요 수준의 형태에도 제한이 걸려있었다.

내가 사용하고 싶은 형태로 지정하려면 결국 문단 번호 형태를 지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았고 지금 잘 고쳐도

추후에 또 다시 나도 모르게 문단 번호를 지정해버리면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리라는 게 벌써부터 예상되더라.

결국 외세의 압력에 굴복하고 만 나는 마음 속에 세운 척화비를 허문 뒤 한주동안 여러 플랫폼에서 시험으로

문서를 작성해보며 어떤 소프트웨어가 가장 적합한지 조사해보았다.

 

 

 

 

 

 

 

 

 

 

구글독스도 매우 유용하긴 했지만 아쉽게도 개요 수준 형태 지정에는 제약이 많더라. 결국 워드를 선택했다.

워드는 왠지 우중충한 인상이 있고 단축키도 그다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사용이 다소 꺼려졌지만

각 잡고 제대로 사용해보니 과연 전세계 표준으로 통하는 이유를 알겠더군.

 

 

 

 

 

 

 

 

 

당연히 다른 사용자들과 문서를 공유하기에도 편리하고 자동으로 저장되고 개요 수준과 문단 번호가 섞이는

불상사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는 현재 QA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자로서 한글과컴퓨터 제품이

QA에 실패했다고 진단할 수 있다. Word와 비교했을 때 사용자 편의성 개선 측면에서 이미 밀린 셈. 실제로

나름대로 충성도 높은 고객인 나를 잃어버리기까지 하지 않았나.

이미 여러 고객들이 개요 수준 다루기가 어려운 것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 좀처럼 개선하지 않으니

결국 Word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마는 거라고.

 

 

 

 

 

 

 

 

 

 

아무튼 Word를 사용해보니 처음에 이유 없이 미워했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로 꽤나 유용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CSTS 필기 자료의 작성을 마쳤으니 나아가서 HSK 중국어 자격증 필기 자료까지

작성하려고 각을 보고 있는 중이다.

같이 공부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