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뻑킹 지원 업무군. 정신이 혼미해지는 빌드 상태지만 아무튼 해야 하는 일이니까 어쨌든 해야지.
놀랍게도 저쪽 팀 리더가 오전 8시. 그러니까 정규 출근 시각보다 2시간 더 일찍 와서 일하는 게 보였다.
정말 놀랍구만. 이 시각에 와 있는 나도 평범하진 않지만 상대가 조금 걱정될 정도다.
업무가 상당히 많이 삐그덕거렸다. 결제 때문에 골치가 아픈 것 같더군. 어찌 되었든 나랑 큰 상관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원래 오늘 오전까지만 지원 업무하기로 했는데 프로젝트가 위태로워서
하루종일 지원을 요청 받았거든. 나간 사이에 본진이 탈탈 털릴 위기라 오후에는 결국 당초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급한 불을 꺼야만 했다. 지원 근무자가 아직 많이 못미더운데 테스트 대상 파악도 미흡한지라
우리 팀 리더가 아주 골치가 아픈 모양이다. 나도 골치 아프다. 도대체 작년 즈음에 고쳤어야 할 문제가
왜 아직도 불거지는지가 미스테리다. 지랄 같은 일들이 참 많았군.
점심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는데 떠나려다가 바닥에 물을 쏟았다. 지나가시던 다른 팀장님께서 바닥을
닦는 거 도와주셨는데 황송해 죽는 줄 알았다. 올라와서는 특수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작년에 불거졌던
이슈가 또 다시 터지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심지어 내일은 리더까지 반차인데 내일부터 테스트를
진행해달라고 한다. 아주 돌아버리겠네. 다른 부서에서 내 갤럭시 탭을 대여했기 때문에 돌려받으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는지라 남아서 필기 자료 정리나 하려고 했는데 팀장님이 안 좋게 보신 모양이다.
워낙 원리 원칙을 고수하는 분이라 잔근 또는 야근 대상자가 아닌데 업무 종료 후 회사에 남는 걸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으신다. 팀장님이 백보 양보해서 나를 특별 케이스로 봐주겠다 하셨는데 생각해보니
부담스러워서 그냥 안 하려고 했더니만 이번엔 또 왜 안 하냐면서 거의 얼굴을 붉히다시피 했다. 서로
참 성격이 안 맞는다는 걸 직감한 것 같구먼.
일단 퇴근 전까지 CSTS 필기 자료 좀 깔짝였고 이후 귀가했다. 집에 와서 빨래 돌리고 점심에 그릇을
바닥에 엎은 것을 교훈 삼아 도시락 바구니를 하나 샀다. 떨굴 일 없겠지. 리브야 도시락통 하나 더 살
계획이 생겼군. 내일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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