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온라인 쇼핑몰에서 과자나 음료수가 대량으로 저렴하게 올라오는 거 같긴 한데 살지 말지 고민하다가
안 사는 경우가 꽤나 허다했다. 그러다가 과연 어느 쪽이 이득인지 본격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릴 겸 이번달
입이 심심하다 싶은 순간 참지 않고 곧장 뛰쳐나가서 과자랑 음료수 또는 커피를 마셨었다. 그 결과적으로
간식 비용만 8만원이 나왔군. 이럴 바에는 그냥 깔끔하게 과자 한 박스에 음료수 한 박스 사는 게 나았겠네.
딱히 큰 지출은 없었다 싶었는데 고급형 카멜마운트 모니터암을 구매했고 MicrosoftOffice 365 연간 구독도
결제했구나. 그래도 100만원은 저축이 가능했으니 다행이다. 꽤나 남는 김에 인상이 좋은 직장 동료의 생일
선물이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잔하게 바빴다. 근데 그것보다 아침부터 빡치는 일이 있었지. 아직 한창 자고 있어야 하는 오전 6시 50분
즈음에 뜬금없이 경보음이 들려서 화들짝 놀라 깼다. 처음에는 아이패드 프로 배터리 잔량 없어서 발생하는
소음 줄 알아서 후다닥 아이패드 끄고 충전시키고 누웠는데 스마트폰이 워낙 많아서 연거푸 경고음이 울려
확인했더니 뭔 위급 재난 문자라고 해서 당장 대피하라고 하더라고. 대체 이게 무슨 말 그대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싶었건만, 믿음과 신뢰의 네이버 접속도 안 되는 것을 보고 살짝 간담이 서늘했다.
어떻게 도망쳐야 하나 곰곰히 생각하다가 그냥 죽이면 죽지 뭐 싶어서 다시 누웠다. 북한군 친구가 문 따고
들어오면 조용히 따라나가야지. 근데 다시 잠이 든 찰나 또 다시 경보음이 울렸고 또 뭔가 싶어 봤더니 저번
알림은 실수였다나 뭐라나. 참으로 어이가 없었고 이 소란통에 다시 잠들어서 8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출근
준비했다. 원래 7시쯤 일어났어야 했는데 위급 재난 문자 때문에 깨어나면 억울해서 더 잤던 게 화근.
그래도 후회는 없다. 잔잔하게 바빴던 하루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KPI에서 직장 동료들이랑 접점을 가지는
내용이 있었는데 해당 내용이 처참해서 평가 D 등급을 받았다. 거의 죽음의 Death다. 근데 괜히 억울했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도 없고 대화 나눌만한 시간도 없고 애시당초 말을 걸만한 건덕지가 없는데 어쩌란 거?
오히려 나는 직원들이 서로 너무 뭉치려고 들면 회사에 놀러 왔냐고 딴지 걸어야 마땅하다고 생각되는데.
아무튼 앞으로 접점 있는 모든 직원 대상으로 귀찮게 만들어줄 생각이다. 고민이 없다면 내가 네 고민이
되어주지.
집에 가면 할 일이 많군. 모니터암 설치하고 선풍기 2대 설치하고 교환 신청한 멀티탭 확인해야 한다.
새로운 멀티탭을 받았고 새로 주문한 선풍기 2대도 도착했다. 설치했더니 바람의 장벽 안에 갇힌 것 같아
매우 시원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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