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마다 샤워하고 출근하는 사람이 꽤나 많은데 적어도 난 아니다. 매일 저녁 한 번만 샤워하고 아침에는
머리만 감고 출근한다. 잠이 지독하게 많기 때문이겠지. 부족한 수면 시간 때문에 회사에서 꾸벅꾸벅 졸면 괜히
체력과 정신력 소모가 커지기 때문에 차라리 아침에 조금 더 자서 잠을 보충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실제로 회사
출근해서 졸렸던 기억이 지금까지 딱 한 번밖에 없었으니 효과는 입증된 셈.
이에 대하여 연장선으로 주말에는 아침에 심지어 머리조차 감지 않는 성향이었다. 특별한 외출이 일정이 없다면
저녁에 하루를 마무리할 때에나 샤워하는 정도였다. 습관대로 잠은 보통 오전 7시 안팎에 깨곤 하는데 그때부터
적어도 밤 7시까지 씻지 않고 버틴다는 건 외출하지 않아서 비록 땀은 흘리지 않더라도 쾌적한 상태는 아니겠지.
주말이면 극도로 나태해져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주 관측했는데
그 이유는 대게 두통과 나태였다. 두통의 원인은 자세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수분 부족이 원인으로 급부상을
하고 있다. 카페인 부족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고, 아마도 커피를 섭취하면서 동시에 물을 상당량 마시게 되는데
집에서는 커피를 안 마시니까 부수적으로 물도 안 마시게 되어서 수분 부족이 발생한 게 아닐까.
물만 마시면 그만 아닌가 싶었지만 두통은 해결되어도 나태함만은 해소되지가 않았다. 머리가 안 아파도 육신이
정체되어 있으면 그저 놀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줄 뿐이다. 어떻게 하면 나태함을 지워버릴지 방법을 고민했는데
최고의 수단은 역시 씻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일단 씻으면 눕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건조시켜야 하니까. 확실하게
깨어 맑아진 정신으로는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지금처럼.
비록 머리만 감았기 때문에 몸에는 찝찝함이 남아있지만 지금은 지나친 변화는 자중하고 싶을 따름이다. 왜냐면
씻으면 배가 고파지니까. 개운하게 머리 감고 옥상에 올라가서 햇볕을 쬐며 냉수 한잔 마셨다. 그리고 예금 이자
계산을 한 다음 자잘하게 뿌려져 있는 돈을 긁어 모아서 체급을 불리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보다 우리은행쪽이
이자가 좋으니까 그쪽을 이용해야겠군. 한도 제한 계좌가 걸려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고.
적당히 햇살을 맞아 체온이 올라갔으니 방으로 내려갔다. 중고시장에 게시해둔 물건을 보고 구매 희망자가 연락
남겼더군. 몇번 답장하고 약속을 잡았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어제 점심에 회사 동료랑 바깥에서 먹은 비용을 다
회수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감지덕지해야지. 그리고 이제 해야 하는 일을 정리해본다.
- 중국어 공부
- 리눅스 마스터 공부
- SNS운영TF팀 원고
- 은행 계좌 정리
- 예금 개설
- 라스트오리진 팬픽 작성
- 개인 소설 작성
- CSTS 모의고사 전자문서화
급한 건 아니지만 심적 여유를 위해서라도 급히 처리해야 하는 것은 회사 업무군. 하지만 그보다 간편하게 처리
가능하면서도 앞으로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건 통장 정리다. 오전에는 통장 정리하고 원고 콘티를 좀
그려보자. 오후에는 잠시 놓고 있었던 리눅스 마스터 자료를 마저 작성하고 중국어 자료를 수집한 다음 다 백업
시켜둬야겠다. 그리고 CSTS 모의고사를 엑셀로 정리해야겠군. 저녁에 잡힌 중고 거래는 그것대로고.
만약 씻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침대에 몸을 뉘인 상태였을테고 지금 만든 모든 일정은 최소 반나절 이상 뒤로
미루어졌겠지. 한번 내일은 기상했을 때 개운하게 샤워까지 해볼까 싶다. 손해볼 건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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