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돈 좀 썼군. 마음이 헛헛해서 그랬나. 고시원 사는 동갑내기 친구랑 함께 외식도 하고 전기 자전거
페달 박살난 거 수리하기 위해 수리비를 내는 등 각종 지출이 많았다. 충분히 아낄 수 있는 비용이긴 했는데
주식으로 돈 좀 벌었다고 각오가 풀어진 모양이다. 하지만 다 그러려니.
고시원이 너무 춥다. 복 받은 이야기이긴 한데 냉방이 너무 잘되다보니 쌀쌀해져서 씻고 방에 돌아오면 몸을
말리다가 이불 뒤집어쓰는데 그대로 잠들어버리기 일쑤다. 나란 생물체 너무 귀여워.
금요일에 휴가 신청했다. 은행 업무를 좀 봐야겠더라고. 우리은행에 3500만원 정도 예금을 만들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신정빈 8월 대규모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특별히 쓸만한 내용이 없어서
결국 말았지. 오늘은 회사 업무가 조금 널널하다. 하필이면 꼭 이럴 때만 맥미니를 두고 온단 말이지.
오후에는 iOS 검수 Test Case 문서 작성 때문에 회의가 생겼군. 정신 없다. 점심에는 다른 부서 직장 동료랑
함께 지난번 갔던 식당 가기로 했다. 이번엔 뭘 먹어볼까나. 양이 엄청났다. 배불렀다. 올라와서 마저 업무를
진행하다가 회의하고 또 회의. 그런데 기껏 짬이 날 때마다 작성한 iOS 검수 Test Case가 죄다 뜯어고쳐야만
하는 수준이라는 검토 결과를 전달 받았다. 이런 제기랄.
무엇이 원인인고 확인하니 애시당초에 Test Case의 작성 목적 자체를 오해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상사로부터
Human Interface Guideline을 위주로 커버리지를 채우라는 잘못된 지시를 받은 탓에 방향성부터가 어긋난 셈.
몇번이고 중간 책임자인 상사에게 Test Case 문서를 전달 했었는데도 엇나가고 있음을 바로 잡아주질 않으니
중간 관리자는 문서 자체를 안 봤거나, 나와 마찬가지로 검수 내용 자체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게 아닌가 의심.
기껏 공 들였건만 삭제해야 한다니 짜증나네.
저녁에 바닥 청소하고 빨래 돌렸는데 망할 어떤 귀한 분이 세탁기에 휴지 넣으셨던 모양인지 빨래를 털었더니
기껏 청소해둔 바닥에 하얀 휴지 조각이 나풀나풀 춤을 춘다. 빌어먹을. 간만에 살의가 느껴졌다. 그래도 당근
마켓으로 드디어 애물단지였던 매직 키보드를 팔아치울 수 있었으니 다행이었다. 덩달아 3200만원짜리 예금
가입했다. 이자는 7만원 정도인가. 용돈 삼기 딱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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