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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0911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by 레블리첸 2020. 9. 12.

 

 

 

어제 오후 10시쯤 누워서 은행 업무 보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린 듯하다. 새벽 출근 알람을 듣고

깨서 곧바로 출근 준비를 했다. 웬만한 일들은 끝내놓고 정신을 잃은 게 참 다행이었다. 급하게

돗자리를 개고 목장갑, 보안경, 안전모 땀받이 등을 챙겨서 나갔다. 부디 누락된 게 없기를.

힘들어서인지 아니면 주말 출근 때마다 험한 꼴을 당해서인지 출근 의욕이 꺾여서 그냥 내일은

계속 미루기만 했던 학업에 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추격전이 필요한 순간인 건가.

어쨌든 오늘은 기사님 소속으로 인력 한명과 단둘이 5동 6동 잡무를 봤다.

 

 

 

 

오전에는 세대 욕실 바닥을 부순 잔해들을 긁어서 청소하고 투광등을 슬라브에 올려드렸다.

양수 작업은 의외로 양이 적었지만, 오전 심부름을 끝내니 어느덧 오전 근무 시간이 다 끝나

진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는데 기사님은 '왜 아직도 못끝냈느냐'고 닥달이다.

 

 

오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양수 작업을 시작했는데 창고에 멀쩡하게 작동하는 양수기가 없어

난황을 맞았다. 기사님이 다른 업체를 통해 양수기를 빌려서 그것을 받아서 오후는 좀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고철 덩어리와 호스, 전기선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같이 일하는 용역분이 나름 일에 열정이 있는 편이라 나름대로 좋았다.

역시나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분이시던데 어쨌든 의기투합해서 일을 잘 마쳤다.

막판엔 양수기 빌려준 업체 창고를 잘 못찾아서 서로 헤매긴 했고 점심 식사 출발 이전에 좀

욕심내서 양수하다가 오수가 얼굴에 튄 이후로 갑자기 몸상태가 안 좋아져서 힘들어진데다

퇴근하려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텐션은 떨어졌지만 어쨌든.

이날도 오후 10시쯤에 뻗어버렸다. 두통이 있어서 토요일 출근은 과욕인 것 같다. 설마하니

얼굴에 튄 오수에 치명적인 병균이 있었던 건 아니겠지. 주말은 푹 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