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Diary/▶ 근무 일지

20201217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혹한2)

by 레블리첸 2020. 12. 19.

 

 

 

 

“ 오늘의 운세 ”

타인의 일에 관여하지 말 것.

출근이 엄청 망설여졌다. 오전 기온이 영하 11도. 어제 하수도 작업 끝나고 돌아와서 세탁기부터

돌려놓고 혹한기 대비 장비 사러 나가서 등산 양말 5켤레, 라면 10봉지, 내일 아침밥과 당일 석식,

귀도리와 신발 깔창까지 총 35,000원을 소비했다. 그리곤 돌아와서 재택근무 숙제를 처리하고서

잠깐 허리 아파서 누웠다가 의식을 잃고 새벽 5시에 예비 알람을 듣고 깼다.

허벅지 안쪽 근육이 너무 땡겨서 일을 못할 것 같았지만 그럴 땐 달력을 보고 공수 계산하면 출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저번 주부터 시작되서 다음 주 크리스마스에 끝나는 기말고사와 이번 달 초

앓아누웠던 일 탓에 총 130만원밖에 못벌었기 때문이다. 다음 주 월, 화, 목요일에도 시험 일정

잡혀있어서 출근하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착잡하다.

 

 

 

 

 

오늘은 거의 작업 반장님 전용 따라다니는 인벤토리 겸 인터셉터 느낌이었다. 신호수보다 부산거린

정도. 용역이 4명이나 더 있어서 아예 손을 놓고 뒤에서 응원만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란 거

하고 장비 들고 따라다니는 게 전부. 어제 그 하수도 박스에 내려간 사람 중에 유일하게 생존한 탓에

경의를 받기도 했다. 허리와 다리 근육을 계속 쓰니 좀 근육통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20일에 현장이 끝나기 때문에 오늘은 거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간단히 외부 현장 정리를 돕게 됐다.

내일은 외부 작업 기계들 및 쓰레기 대청소라고 하는데, 돈 거저 주는 일이니 꼭 나오라고 하시던데

안타깝게도 기말고사라 못나가게 된다.

오늘은 베테랑 용역의 말대로 추위와의 싸움이었다. 발열조끼 구매 욕구가 용솟음치더라. 방수팩이

터져버려서 다시 구매해야겠는데 아직 입금은 안 됐고 어젠 돈을 제법 쓴데다거 당분간 출근할 수도

없으니 망설여진다.

옛날에 군대에서 한겨울 사격 훈련에 화재 진압조로 불려나가서 덜덜 떨면서 9시간동안 육공 트럭에

앉아 강원도의 칼바람을 맞던 기억이 떠오르더라. 그나마 다행인 건 신발 깔창을 두 개너 깔아놓고서

두껍게 껴 입은 덕분인지 손만 시려웠던 점. 생동성 시험 신청 기간을 놓쳐서 겨울에 꼬박 출근해야만

할 것 같은데 발열조끼 구매가 망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