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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Review/▶ About Money

배민커넥트, 도보 배달로 살림 좀 나아지셨습니까?

by 레블리첸 2021. 1. 3.

 

 

 

 

 

대학교 다니면서 노가다를 뛰는 입장에서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출근해서 돈 벌면 되는데 만약에 수업이

있거나 그밖에 과제나 특강으로 단 몇시간 때문에 일을 못나가면 어쩐지 억울하고 손해보는 느낌이 들어

아쉬워하던 찰나에 노가다 말고 틈틈히 시간날 때마다 소소하게 수익을 챙길 수 소일거리가 없을까 찾던

도중 같이 일을 하던 형님으로부터 배달 알바도 썩 나쁘지 않다는 조언을 받았다.

 

 

 

https://blog.naver.com/ravlitzen/221426768885

 

7번만에 드디어 원동기 면허 취득한 수기

▲ 운전면허증 좌측 상단에 보여지는 2종 보통과 원동기 표시 그리고 좌측 하단에 장기.조긱 기증 서명 표...

blog.naver.com

 

 

하지만 저주받은 운전 감각을 지녔으니 괴수가 쫓아오더라도 절대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하다는 사실을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니까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했더니 운전할 필요 없이 도보만으로 가까운

거리 내에서 배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던데 그 말에 혹해서 정보를 검색해보니깐 관련된 커뮤니티도

이미 활성화되어 있었다.

유저의 앓는 소리가 고막을 직접 때리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지독하긴 했는데 그래도 충분히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최소한 하루 식비 정도는 버는 게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어 한번 뛰어들어 보기로 했다.

어떻게 시작하는 건지 조금 헤맸기 때문에 분명 방법을 못찾은 채 포기할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이 되어

밟아온 발자취를 고스란히 공개하기로 결정했으니 글을 다 읽고 할 맘이 든다면 보고 따라해보자.

 

 

 

 

 

우선 누구나 들으면 아는 구직 사이트, 예를 들자면 알바천국이나 알바몬 등에 올라와 있는 모집

공고에서 지원 신청을 하면 한 통의 문자가 도착하고 그 하이퍼링크를 통해 어플을 다운 받은 후

가입 절차를 밟는다. 어려울 건 없다. 여기에서 배달 방법을 '도보'로 선택하면 되고, 배달 방법은

추후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다. 내가 링크를 드릴 수는 없으니 직접 찾아가도록 하자.

 

 

 

 

 

 

 

 

 

 

근로계약서는 중요하니까 가급적이면 파기하지 말고 계속 보관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한번은

차분하게 차근차근 쭉 읽어보는 것이 좋은데 귀찮을테니까 중요한 점만 짚고 넘어가보도록 하자.

참고로 모든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계약 상세 내용은 외부 유출 금지라 '대충 이런 식으로 된다'는

것 정도만 알려주도록 하겠다.

※ 2020년 10월 계약 기준

1. 계약은 1달 동안이며 만기 시 자동으로 1달씩 자동 연장된다.

1-1. 계약 종료 의사는 대충 1일 전 통보 가능

2. 당신은 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다.

문제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자동적으로 계약이 갱신되고 연회비나 가입비 등이 부과되지 않으니까

부담을 가지지 않고 가입해두고 일하고 싶을 날이면 일을 할 수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배달하거나

학교 수업을 받으면서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 그럴 체력이 있다면 말이지.

3. 운송수단 변경은 3일 전 통보할 것

4. 근로자에게 배달 장비 등을 제공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안 할 거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면 당연히 해당 운송 수단이 필요하지만 도보로 배달을 하는 자는

그냥 터덜터덜 가게에서 음식을 받고 배송지까지 가져다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 싶겠지만

기본적으로 '보냉 가방'을 자비로 구매할 필요가 있다. 지급 안 되고 계약서 상으로도 강제되는 건

아니니까 뭐라할 수 없다. 노가다도 그냥 아무 준비 없이 사무소에서 일 달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내 돈으로 건설업 기초 안전교육을 받고 안전화를 사야 하듯이 라이더로 일을 하려면 초기 비용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5. 분쟁발생 시 적극 노력하고 보험 처리도 도와줄 거임

6. 안전교육 등 서비스의 제공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한다.

7. 교통 관련 범죄 발생은 네 잘못이니 난 모름

 

문제 일으키지 않게 알아서 잘 처신하라는 내용이다.

8. 서울 지역은 기본 배달료를 3000원으로 한다.

9. 돈은 주급,수요일부터 내주 화요일까지 정산해 영업일에 계좌로 준다.

10 배차중개 서비스 수수료 건당 200원 제한다.

11. 배달료 변동되면 알려드림

12. 일 개판치면 배차 건수 제한됨

임금에 관한 내용인데 관심 없어서 딱히 챙겨보진 않았지만 조금 변동이 있었던 모양인데 뛰어보면

건당 보상금이 도시락값 정도는 된다. 아무리 못벌더라도 유저를 유치하기 위해 일종의 퀘스트라고

볼 수 있는 '프로모션'이 다양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최소 굶어죽지 않을 만큼 벌 순 있다.

13. 일은 오전 9시~24시까지, 1주에 최대 20시간 가능

안타깝게도 1주에 최대 20시간만 일을 할 수 있다는 제약이 걸렸고, 또한 새벽 근무가 불가능하다.

새벽 배송이 가능하다면 도로도 한산해서 꿀일 것 같은데 아마 배달원의 안전 탓에 막아둔 것 같다.

여기까지가 대략적인 계약서 요약이다.

Q1. 준비물 간단히 알려주세요ㅋㅋ

 

 

 

 

 

① 안전 교육 듣기

② 보냉 가방 구매하기

③ 도보 외의 운송수단의 경우 필요서류 제출

④ 신분증과 통장사본 제출

스마트폰 데이터 무제한 권장

 

일에 학력 제한이 없어서 사용자들 중에 난독증 환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선지 아주 친절하게

설명서가 첨부되니 걱정 붙들어매도 된다. 안전교육은 회사에서 보내주는 링크를 통해 2시간을

투자하면 온라인으로 무료 수강 가능하고 지금도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20,000원의 프로모션이

제공된다.

보냉백은 어떤 것을 사면 좋을지 고민했는데 왜냐면 여러 이점이 없으면 행하지 않는 내 성격상

과연 오래할지 안 할지 모를 이 일을 위해 치킨을 2마리나 먹을 수 있는 나름의 거금을 투자해서

보냉 가방을 사야 하건만 기왕이면 일반 가방처럼 메고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커뮤니티에서 한 선배의 진심어린 조언을 통해 괜찮은 브랜드의 제품을 살 수

있었는데 나중에 소개해도록 하겠다.

Q2. 그래서 배달일 어떻게 하는 거예요?

어플 내에서 네비게이션이 제공되는데 수령지와 배송지를 제대로 찾아가려면 데이터 무제한을

쓸 수밖에 없다. 앱태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https://ravlitzen.tistory.com/135?category=917723

 

<개론> 앱태크 리뷰 01. 하루날씨

​ 최근 앱태크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많이 늦은 감이 있는데 어쨌든 ​ 요즘 젊은 세대들은 묵묵히 모아뒀다가 한번에 큰 돈으로 돌려받기 보다는 현금 흐름이 곧 ​

ravlitzen.tistory.com

 

 

 

아무튼 어플 실행 후 마이페이지에 진입해서 운행 스케쥴에 들어가 은행 신청을 해야 비로소 배차 신청

할 수 있다. 배차 신청을 해야만 배달 알람이 뜨는데 노가다로 빗대자면 사무소에 출근 가능하다고 알리는

셈이다. AI배차 또는 일반 배차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한 후 식당가 방향으로 걸어가서 주문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괜찮겠다 싶은 주문이 뜨면 칼같이 수락해서 배달 진행하면 된다.

“ 아니, 사진으로 설명해주시면 안 될까요... ”

스크린샷을 찍어서 보여주면 나도 편한데, 유감스럽게도 스크린샷 촬영이 막혀있어서 보여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 번 해보면 어떻게 하는 건지 감이 올 것이다.

이하는 첫 배송 일지

 

 

 

 

 

팁1. 자신이 사는 지역의 지형을 유심히 관찰할 것 (철도, 하천, 언덕)

운이 없는 편이라 하필 내가 사는 지역이 배달을 하기에 최악의 장소였다. 하천이 도심 한복판을 지나고

철도도 지상으로 나있어서 지도 위에서 보면 가까운 거리인데 언덕도 많었고 멀리 우회해서 가야했었다.

듣기로는 여의도쪽은 강 건너편에 배송지를 찍히는 일이 많아 아주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던데 내가

사는 지역도 별반 차이는 없는 것 같았다.

첫날부터 지하차도를 타거나 대교를 건너는 등 업무 강도가 좀 많이 빡셌다. 많은 사용자가 평지를 찾아

멀리까지 원정을 가서 배달을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왜 그랬는지 알겠더라. 군대에서 행군 훈련을 직접

하기 전까지는 '행군?? 까짓 거 그냥 머리 비우고 터덜터덜 걷기만 하면 되는 좋은 사색 시간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막상 뛰어보니 발바닥 아작나고 다신 하기 싫은 최악의 훈련 중 하나로 손꼽는 것처럼 도보

배달 역시 산책할 겸 가볍게 걷고 용돈이나 벌 심산이었는데 체력 소모가 상당했다.

 

 

 

 

 

 

팁2. 보조 배터리를 활용할 것 (배터리 소모가 심하다.)

팁3. 가급적이면 그냥 자전거 배달을 할 것 (도보는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처음 배달일을 해보는데 고생이 많다면서 가게 사장님이 음식 조리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은

쉬라면서 음료수랑 과자를 주셨다. 16시 쯤에 나와서 어느덧 19시로 달려가고 있었는데 노가다로

그럭저럭 단련이 되었다고 믿었던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만만히 볼 일은 아닌 듯.

주어진 배달 시간이 촉박해 경보 정도로 걸어야 했고 횡단보도 때문에 잠시 멈추는 구간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전혀 고려가 되어있지 않아 일부 구간에서는 전력질주를 해야 했으니 체력 소모가 큰

것도 이해가 갔다. 살랑살랑 걸어다니며 여유롭게 배달하는 건 망상이었다.

17시에 노가다를 마치면 걸어오는 길에 배달 몇건 주워서 식비를 벌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적인

기대를 완전히 접어버리고 배달하는 날에는 배달만 하는 것으로 노선을 정했다. 다른 노동과 같이

병행할 수 있는 정도의 업무 강도가 아니었다.

문제점1. AI는 지도에서 무조건 일직선으로 길을 찍어버리기 때문에

생각보다 거리가 멀 수 있다.

상당히 오래 전이라 기억은 잘 안 나는데 3건 정도 처리하고 1만원 정도를 벌었다. 여기에 첫 운행

프로모션이 더해져서 총 3만원을 받아 가까스로 보냉 가방 비용은 받아냈다. 총 이동거리는 1.3km.

AI는 아무래도 배달원이 날개를 펼치고서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생각하나본데 배송 완료된 시각만

보면 18시 30분-19시 30분-20시 30분으로 대략 2시간에 1만원을 벌었으니 최저시급만도 못 번셈.

길치이고 요령이 없는 것도 한몫을 했겠지.

배송지까지 찾아가는 것도 문제가 참 많았다. 왜냐하면 아파트 구조가 복잡하면 헤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달이 늦어진다고 운임에서 깎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고객님에게 죄송스런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그런 모든 변수가 고려되지 않아서 속상하다.

무엇이든 하다보면 익숙해지기 마련이고 한번 시켜먹는 사람은 계속 같은 매장에서 시켜먹으니까

아는 고객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도시락 하나 사서 까먹고 침대 위에 앉아 아픈 다리를 주무르다가 잠들었는데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컸던 탓인지 꿀잠을 잤던 기억이 난다.

최종 정리

1. 일 끝나고 할 만한가요?

집이 번화가에 있다면 괜찮을지도 모르는데 아니라면 에바임. 그리고 가게에서 배송지가 가까우면

상식적으로 고객이 직접 가게까지 갔다 오지, 일부러 배달시킬 이유가 없음. 배달을 시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2. 이거로 먹고 살기에 적당한가요?

굶어죽진 않겠지만, 적당한 요령과 체력이 필요할 거임. 한 번에 가게 2~3곳에서 음식 받고 가까운

배송지에 몰아주는 '연배'라는 기술이 있고 이를 활용해서 하루에 10만원씩 가져가는 분도 봤지만,

주문이 미친듯이 쏟아지는 것도 아니고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지라 결국 운에 달린 일이라

보면 됨.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매일 식비 정도는 벌 수 있을 듯.

연휴가 되면 노가다판에 일이 없어서 몸이 근질거리는데 이럴 때 다른 일을 잡지 못했다면 가볍게

배달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