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근무 때 지각을 해버렸고 이어지는 휴일동안 단 한 번도 아침 알람을 듣고 깬 적이 없었던
관계로 또 늦잠을 자서 영구 제명될가 두려워 잠을 안 자고 출근했다. 어제 정오에 일어난 후에
이발하고 이른 저녁 식사 후 대략 20시쯤 눈을 붙였다가 새벽 1시쯤 깼다.
날이 아주 죽을 정도로 춥진 않은데 은근 차가워서 짜증난다. 6시 40분부터 7시 10분까지 계속
서서 TBM을 기다린다. 제기랄 정말 가지가지하는군. 어쨌든 105동 옥상에서 크레인으로 숫탄
받아 세대마다 뿌려주고 5층에서 빈 기름통을 모았다. 다음은 106동으로 간다더라. 조금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 거참 기묘하게도 일하기 귀찮은 날이로다.
106동 17층에서 난로 비워주고 모아두었다. 하는 도중에 쇠판 모서리에 오른발 정강이를 찍혀서
열받긴 한데 잠깨기엔 딱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아침에 커피 안 마신 탓에 이렇게 졸린 건가 싶다.
이후엔 내려가서 4층에 남아있는 갈탄을 끌어모으는데 양이 별로 안 될 줄 알았더니만 꽤 많아서
고생을 했다. 다 끝내니 10시 40분이었던가. 불을 피워두고 한숨 돌렸다. 저번처럼 신호수들이랑
교대해줘야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취소된 듯. 결국엔 9층 가서 전에 했던 것처럼 대형 쓰레기들을
모으다가 밥 먹으러 갔다.
볕은 따뜻하지만 칼바람이다. 오후는 난로 털기를 시작했다. 끝내니 14시가 되어가는군. 시간이
제법 빨리 가는 듯해서 좋다. 근데 몸은 만신창이다. 아침 점심에 커피를 안 마셨더니 몽롱해져서
계속 철핀이나 철심에 발을 부딪히고 있다. 내일 쉬어버릴까 고민됐지만 통장 잔고를 확인해보니
출근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된다.
이후 14시 30분까지 쉬다가 4층에 모아두었던 갈탄 대략 60개를 5층으로 올리는 일을 했다.
그래도 나름 쉬엄쉬엄해서 15시부터는 쉬었다. 20분부터 재개했건만 그마저도 4분컷.
45분까지 더 쉬다가 지원 요청 받고 9층으로 올라가서 쓰레기 정리를 도왔다. 별 건 아니었고
마대에 길이가 긴 철근 등등을 모아주고 그밖에 빈 마대나 단열재 같이 크고 가벼운 쓰레기를
훗날 버리기 쉽도록 쓸어모아 항공마대에 넣는 일이었다.
막바지까지 심부름이라니 별로였지만, 어째 오늘 근무는 매우 널널했던 것 같다.
'■ Diary > ▶ 근무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0219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출혈, 야간 근무) (0) | 2021.02.21 |
---|---|
20210216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0) | 2021.02.19 |
20210210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늦잠 지각) (0) | 2021.02.14 |
20210209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0) | 2021.02.12 |
20210208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0) | 2021.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