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눈이 떠지긴 했다. 귀갓길에 치마각반 새로 사고 라면과 도시락을 구비하기까지 한데다
세탁까지 해야 해서 자려고 누우니 오후 9시에 컴퓨터 좀 들여다 보니 어느덧 새벽 1시. 굉장히
피곤한 상태라서 자칫 못깰까 겁났는데 다행이다. 새벽 5시 20분 출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웃
주민이 깨워달라고 부탁도 안 했건만 갑자기 방문 열고 고개 빼꼼 들이밀어서 허벌나게 놀랐다.
더럽게 외로우신가 보다. 하지만 내가 사내자식이었길 망정이지, 부디 이웃 아녀자에게 그러한
소행은 벌이지 않으셔야 할텐데.
영상 7도인데 아주 다이나믹하게 따뜻하진 않고 체감상 영하 2도 정도 같다. 발열 조끼 작동을
시켜놓은 상태이니 더 설명은 필요 없겠지. 더럽게 피곤하다. 출근하지 말고 쉴걸 그랬나 싶다.
적당히 갈탄하면서 오전 보내나 싶었는데 화목장 끌려가서 시다바리하게 됐다. 머리 비우고서
일만 할 수 없는 작업이라 시간은 안 가고 총반장님이 관할하는 구역이라 휴게 시간도 없는 편.
갈탄하러 올라가면 일단 10분 정도 쉬고 시작하는데, 허리 아프다.
계속 고철 나르고 쌓길 반복하니 힘들더라. 출근 괜히 했다는 생각이 커진다. 게다가 오늘이 하필
8일차라서 일당이 사실상 3만원이라 굉장히 꼬움 게이지가 커질 것이 예상되는군.
오후도 화목 작업. 정말 토 나온다. 왜 이렇게 시간이 잘 안 가나 고찰해보니 다른 일들과는
다르게 쉬는 시간도 없고 일의 호흡이 짧다 보니 동일한 시간에 다양한 작업을 하게 되어서
그리 느끼게 되는 거 같다.
날씨가 12도. 더워죽겠다. 이동식 비계, 알폼 운반하고 숯탄 받아서 내리는 등 한 일이 많아
더 시간이 안 간 것 같다. 목재가 너무 길어서 길이 맞춰 전기톱으로 자르는 걸 돕기도 했다.
같이 일한 반장님이 직영에서 영향력이 큰 분인데 쉴 때도 스마트폰 보지 말래서 촬영이나
일기 작성은 못했다.
그러다 화요일 현장 점검이라 빡세게 청소해야 한대서 천반장과 함께 현장 돌며 청소 작업
하게 됐는데 나름 꿀이라고 생각했더니만 16시 20분까지 꽉 채워서 눈삽으로 바닥 긁거나
지나가던 다른 간부 요청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등 구를대로 굴렀다. 정말이지 열받는다.
끝까지 쉬지도 못하고 일하다 가는구만.
그래도 내일은 일요일이고, 월화는 수강신청 때문에 쉬니까. 그거로 위안 삼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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