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사지를 받은 덕인지 피곤함이 없이 바로 일어날 수 있었다. 새로운 현장으로 가는 거라
떨리는데 식사 미제공이라 조금 호감은 떨어지더라. 진짜 이사를 가야 하나 싶었다.
도착해서 대강 보니까 터널 공사 같더군. 어쩐지 살짝 망할 느낌이다. 아무튼 안전 교육을 받고
어째 말을 많이 거시는 분에게 새로운 업체인 '한국 건설 안전 도우미' 및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
그나저나 몰랐었는데 구면인 분도 계시더군. 저번까지 쭉 나갔었던 현장이 슬슬 마무리 단계라
인원 감축되어 온 건데 그쪽이 어떠냐고 물어오기에 상황을 설명하니 이쪽도 이번 달이면 거의
마무리라는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여긴 안전교육장에서 기존 근로자랑 신규 근로자가 같이 일
시작하더군. 쇼킹하네.
1명 내리라길래 자원했는데 내리고 보니 나 홀로 포크레인 기사랑 페어로 흙무더기를 항공마대에 담고
이송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별 건 아니고 삽질 조금 하면 되는 일이긴 한데 쉬는 시간이 아무래도 없다.
포크레인이 흙을 담을 수 있게 마대를 펼쳐서 받아주고 나중에 바닥에 남은 흙을 모아서 버리는 일이다.
마대가 꽉차면 포크레인에 걸어서 트럭에 싣는 것까지가 한 세트. 끝나면 다음 흙무더기가 있는 곳까지
걸어간다. 터널이 꽤 길더라.
트럭이 꽉 차서 이후엔 지상으로 올라가 폐기물 운송차에 싣고 주변 정리까지 도왔다. 끝나니까
오전 10시 반이었는데 쉬다가 식사하고 오후에 보자 하시기에 일단 안전 교육장에 가 용변 봤다.
비데가 있다니 훌륭하구만.
점심은 저번 현장에서 한번 본 노가다 뉴비 두분과 우연히 이번에도 만나게 되어 같이 밥 먹고
안전 교육장에 돌아가 쉬었다. 점심 휴게 시간이 12시 30분까지라 좀 꼽다.
차량 타서 터널을 달려 인원들을 내려주고 나도 다시 포크레인 기사와 합류. 하기 전에 일단은
기사님 오실 때까지 대기했다. 전파가 안 터지는군. 아침엔 터널이라 더운 줄 알았는데 춥구만.
전파 안 터지니 심심하다.
오후에도 흙무더기 정리하다가 14시쯤 끝났는데 이제 뭘 시킬나 싶었더니 차 태워 어디론가 가더라.
난 당연히 마대 실어주러 가나보다 싶었건만 가는데 119를 맞닥뜨렸다. 홀로 삽질할 때 화재 경보가
울리길래 매연 보이면 반대 방향으로 무조건 달려야겠다 생각하긴 했다만 진짜였을 줄이야.
알고보니 연습이란다.
아무튼 쉬지도 못하고 곧장 다른 청소팀에 합류해 먼지 쓸고 닦았다. 빡치는 부분은 에어건이
없다는 점. 그래도 이 현장은 터널 이동 시간이 길기 때문에 15시 30분쯤 슬슬 시마이를 친 뒤
50분에 차 타고 바깥으로 이동해 16시에 끝내준다는 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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