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6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모두들 주변에서 '좋은 여자다'라고 평가했지만 제겐

 

별로 확신이 가지 않았었거든요.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슬슬 결혼을 해야겠다

 

생각하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결혼을 해야 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여사친 중에

 

남은 인생을 함께할 동반자로서 누가 제격일지 요즘 세상에는 분에 넘치는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민망하지만요. 

 

 

솔직히 말하자면 비록 식을 올려야겠다고 정하긴 했지만 그녀는 저랑 그저 평범한

 

여사친, 남사친 정도의 관계밖에 되지 않는 것 같긴 해요. 물론 서로 호감은 있죠. 

 

이기적이게 들릴 수 있고 어쩌면 저를 사이코로 보실 수 있지만, 결혼은 웬만하면

 

사랑이라는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려서 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미우나 고우나 인생의 2막, 즉 앞으로 최소 30년 이상은 함께 살아야 하는

 

파트너입니다. 그 열기가 앞으로 식을 수밖에 없는 사랑이라는 불안정 요소따위에

 

휘둘렸다가는 꽤 고통스러운 2막이 펼쳐지게 될테니까, 조건들을 따지고 따져야만

 

하죠. 

 

 

 

 

 

 

나이가 저만큼 꽤 있는 편인데 포용력이 있고 애들을 좋아하는 누님 같은 여사친과

 

평소 워낙 털털해서 왠지 내가 더 의지해 어리광을 부리게 될 것 같은 여사친 그리고

 

소형 강아지처럼 활발하고 애교도 많은 한참 연하의 여동생 여사친을 두고서 고민을

 

했었지만 미호랑 이야기를 나눠보니 제가 첫사랑이라고 하더군요. 

 

 

 

얼떨결에 저는 제게 눈도 잘 맞추지 못하는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나 역시 너가 내

 

첫사랑이야'라는, 입발린 말을 꺼내고 말았습니다. 난 분명 '결혼은 이성적인 사고 후

 

내린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는데 순간적인 그 감정에 휘둘려 행동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모름지기 남자는 한번 한 말은 무조건 지켜야겠죠. 이 세상의 끝까지 꼭 함께

 

하겠다 말하였으니까요. 

 

 

 

 

 

 

 

 

제가 조건에 대해 운운하다 '감정에 휘둘려버렸다'고 전개되니 오해하실 수 있겠지만요,

 

미호가 저에게 부족한 여성이란 뜻은 아닙니다. 그녀도 다소 수동적인 아이들에게 먼저

 

반응해주는 따뜻하고 고운 마음씨를 가졌습니다. 

 

 

서로 더욱 알아아가야 할 구석도 많고 발전하고 개선해나갈 요소 투성이나 원래 결혼은,

 

인생이란 미생에서 시작해, 언제 완생이 될지 모를 굽이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저희들의 미래를 축복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