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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Review/▶ About Anything

파파존스 신메뉴 풀드포크 바베큐 피자 시식 후기

by 레블리첸 2022. 1. 11.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집밥 먹기가 귀찮았다. 일단 몸상태가 안 좋았다.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소화 불량이 원인이거나 아니라면 잠잘 때 자세가 안 좋아서 근육이 뭉쳤는지 또는 척추 골절이기

때문인지 원인은 특정할 수 없는데 어제 저녁부터 은근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 게 전혀 낫지를

않아서 밥을 짓거나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그럴 땐 뭐니 뭐니해도 역시 피자다. 신한 은행을 이용한다면 '탑스 쿠폰'을 이용해 40% 할인 쿠폰

1장을 제공받을 수 있다. 사실 도미노 피자의 경우 방문 포장 시 60%까지 할인이 되지만 파파존스

피자가 먹고 싶었으니 어쩔 수 없다.

 

 

 

 

 

 

 

 

 

신한 탑스 쿠폰을 이용해서 35,000원 상당의 패밀리 사이즈 신품 피자를 단돈 20,000원에 주문했다.

달리 말하면 지능을 발휘해 파파존스 기업에 15,000원 상당의 타격을 입혔다는 뜻이다. 신토불이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척화비를 세운 흥선대원군의 의지를 이어받아 모든 외국계 기업을 한국에서

쫓아내야만 한다. 이것이 그 첫걸음이다.

피자에 이상한 약이 들어가서 이런 헛소리를 늘어놓는 게 아니다. 피자는 정상이었다.

 

 

 

 

 

 

왜 이름이 풀드포크 바베큐인지는 모르겠다. 토익 500점 따리라서 그런가 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할라피뇨가 토핑으로 올라가 있어서 솔직히 매운 음식 못먹는 맵찔이로서 고민이 되는 선택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런데 피자 상자를 여는 순간 두통을 잊게 할 정도로 입맛을 돋구는 향이 정신 공격을

감행해오더라. 미제에는 굴복하지 않겠다는 저항 정신으로 한입을 베어물었다.

 

 

 

 

 

 

 

 

 

어째서 6.25 전쟁이 끝난 후 동네 아이들이 자존심따위 집어던지고 미군 부대 꽁무니나 따라다니면서

그토록 '기브 미 쪼꼬렛'을 외쳐댔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피자 같은 코쟁이 음식을 먹을

바에는 한국의 전통이 살아숨쉬는 부추전을 먹는 게 국익에 보탬이 되리라는 내 신념이 무너져내렸다.

이 맛은 신념을 무너뜨리는 맛이었다.

비록 바베큐를 즐겨본 경험은 없지만 토핑으로 올라가 있는 돼지 고기는 씹으면 불향과 바베큐 소스의

감칠맛이 마치 내가 유럽인이 되어 금발 미녀의 아내와 재롱둥이 아들 제이미가 앉은 정원에서 바베큐

파티를 즐기고 있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지금이 일제강점기였고 내가 독립 운동을 펼치던

열사인데 만약 투옥중 일본인 순사가 풀드포크 피자를 가져다 주면서 동지들의 기지 위치를 밝히라고

제안했다면 3초 정도 고민하고 수락했을 정도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파파존스에게 강원도 자치권과 풀드포크 피자 레시피를 교환하자고 요청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아직 정치계에 뛰어들지 않은 것을 강원도민들은 감사히 여겨야할 것이다.

 

 

 

 

 

 

 

 

할라피뇨 때문에 매워서 못먹을까봐 걱정했는데 전혀 맵지 않고 딱 느끼함을 씻어낼 정도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체다 치즈 토핑이 있는 탓에 할라피뇨가 없었으면 약 3조각 먹은 시점에서 느끼함에

탭치고 기권을 선언해야 했겠지만 할라피뇨가 치어리더처럼 최후까지 관람석에 앉아있도록 만드는

동력원이 되어주기도 했고 때로는 구원투수처럼 몇번이고 전화위복의 기회를 빚어냈다.

할인이 없었다면 가격이 부담스러웠겠지만 겨우 2만원에 이런 호사라면 달갑다. 다음에도 풀드포크

피자를 주문해 먹어야겠다는 생각까진 안 든다. 왜냐면 피자를 너무 배불리 먹어서 질렸기 때문이다.

혼자서 파인애플 피자 라지 사이즈를 뚝딱 해치우는 대식가로서 배가 부른다는 것은 칭찬이다.

만약 리뷰 비용을 받았다면 좀더 달가운 미사여구를 덧붙였겠지만 내가 내 돈을 주고 사먹은 거리서

굳이 그래야 하나 싶다. 맛있었다. 리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