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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21029 기업이사 용역 노가다 근무 일지 (끝났으면 보내주라고)

by 레블리첸 2022. 11. 16.

 

 

 

 

 

오늘은 기업 이사 용역 알바를 하는 날이다. 조금 이른 시각에 일어나서 출발. 모두 적당했다만

어쩐지 긴장되어 잠을 설쳤다. 안전화가 없어서인가. 오랜만에 작업조끼 걸치니 좀 설레더라고.

빨리 안전화를 사고 싶다는 일념으로 가득하다. 7시에 일어나 출발했는데도 집합 시각 약 20분

전에 도착이군. 조금 신경질이 나네. 이어폰이 없어서인가.

가방 없이 발열 조끼 위에 작업 조끼 걸치고 코트 하나 입은 뒤 작업용 장갑이랑 방진 마스크만

챙기고 출발했다. 허전하구만. 스마트폰 요금제를 바꿔버리고 싶었다. 새벽에 스마트폰의 모든

글을 아이폰으로 옮겼더니만 쓸 수 있는 게 없다. 노래 안 들으면서 지하철 탄 게 지금까지 사는

동안 손에 꼽을 정도의 일인 것 같은데 소음이 장난 아니다.

수서역 도착. 지하철역이 엄청 넓어서 짜증난다. 전체 10명 중에 6명 정도 왔네.

 

 

 

 

 

 

업무는 널널한 편이었다. 1층에 화물이 도착하면 끌차에 쌓아서 올라간 다음 적재할 뿐. 춥지 않아

좋은데 아쉬운 건 덥다는 것. 어쨌든 현장 분위기도 썩 나쁘지 않아 훈훈하고 좋다.

 

 

 

 

 

 

 

결과적으로 빡셌군. 일단 팔토시를 안 입어서 손목이 상자에 베여 쓰라리다. 겨울이니 팔토시 안

해도 되겠지 생각했으나 방심이었네. 일을 나름 빨리 끝냈는데도 보내주질 않더라. 쉬는 시간을

낭낭하게 받긴 했지만 차라리 집 일찍 보내주는 편이 고맙다고. 일은 일대로 빡셌는데 가깝지도

않았으니 일 끝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그냥 엄청 편한 일이나 할걸.

 

 

 

 

 

 

무언가 상자 같은 거 나를 것 같다는 예감이 생기면 무조건 팔토시를 챙기는 게 옳았는데 현장을

오랜만에 나와서 감을 잃었던 모양이다. 결국 집에 돌아와서 샤워할 때 쓰라린 것을 참고 어금니

꽉문 채 씻어야 했다. 보기에는 단순 발진처럼 보이지만 종이에 베인 상처로 무수한 셈이다.

 

 

 

 

 

 

 

16시에는 일 끝내주나 싶었는데 난데없이 라벨 붙이는 작업을 시키더군. 솔직히 이거나 하려고

온 게 아니니 계약 위반이라 따질만 하지만 귀찮아서 그냥 했다. 힘든 것도 아니고. 일당도 짠데

빨리 보내주지도 않으니 역시 노가다가 최고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얼른 안전화 사야지.

같이 일하던 분이 커피 사주셨다만 얻어먹기만 하는 것은 미안하니 일 끝나고 콜라 사드리고서

같이 홀짝이며 이야기 나누다가 헤어졌다. 같이 저녁 먹었으면 좋겠다 싶지만 쿨하게 헤어졌다.

툭 까놓고 말하면 나도 그편이 편하긴 해. 집에 가는 길에 뼈해장국이나 먹어야겠군.

근무 시간은 엄밀히 따지면 지금 다니는 회사랑 얼추 비슷한데 일당으로만 계산해도 훨씬 낮고

체력은 체력대로 소모하니까 회사에 대하여 애정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역시 현자 타임이 오면

한번쯤 바깥 일을 하는 게 효과 만점이다. 돌아가는 길도 엄청나게 붐볐다.

할로윈 때문이라는 건 집에 돌아와 기절한 다음에서야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