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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아무 얘기

침대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by 레블리첸 2023. 2. 25.

 

 

 

 

 

 

 

잠을 자는데 뭔가 불편하다 싶더라니 접이식 침대 허리가 작살이 났다. 웬만해서도 그냥 자겠는데 대형 진동 딜도를

박아서 "응고오옥!"하는 기괴한 괴성을 지르고 마는 동인지 속 여주인공처럼 허리가 휜 상태로 잠을 잔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더군. 근데 놀랍게도 저 상태로 잠을 자긴 했었으니 정대만처럼 포기하지 않는 남자라고 할까.

아무튼 행복한 주말을 보내려고 기껏 모든 계획을 짜놓았더니만 갑자기 침대가 작살이 나버리다니 적잖이 황당하다.

작살이 날 거였으면 기왕이면 평일에나 작살나지, 대형 폐기물 배출조차 할 수 없는 주말의 초입을 노리다니 커플이

성사되기 바로 직전을 노려서 작전을 개시하는 금발 태닝 양아치 NTR 남자 같은 짓거리를 하는구만 싶다.

 

 

 

 

 

 

 

 

 

손으로 눌러서 다시 원상 복귀시켜도 용수철처럼 다시 중간이 튀어나오니 도대체 어떠한 설계인 건지 궁금해진다.

그것보다도 접이식 침대는 이제 갖다 버리고 누울 수 있도록 설계된 의자를 한번 알아보라는 하늘의 뜻일까. 과연

침대 의자에서 나는 허리 건강과 수면 건강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을런지.

아무튼 주말에는 본래 침대에 앉거나 누워서 한자 강의 만화 그리고 CSTS랑 HSK 공부를 하려고 했건만 침대가

박살이 나버리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살짝 열받긴 하는구만. 그렇지만

열받는다고 해서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므로 무의미한 짓거리이다. 지금은 그저 새로운 접이식 침대를 사볼지

아니면 누울 수 있는 침대 의자를 살지 고민하는 일만 남았을 뿐.

다행히도 폐기물 처리는 고시원 원장님이 도와주시겠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