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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897

20130810~20130818 병영 일기 12일차 ○ 훈련소 5일째 7일짜리 단기 배식 훈련병이 되었다. 수저 씻기인데 눈치봐서 설렁설렁하니 꿀이다. 위생은 걱정되지만... 뭐 어떠랴 ㅋ 아침 '군식 체조'을 배웠다. 총 12개 동작인데 헷갈려서 죽겠다. 익숙해지겠지. 관물대 정리도 본격적으로 배웠다. 고생했다. 잘 못하기도 했고 결국 아슬아슬한 시각에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서 정리를 마쳤다. 이 와중에 전투복 상의가 뒤바뀌었는데 후딱 찾아봐야겠다. 손세탁도 처음이라 여러가지로 고생했다. --- ○ 훈련소 8일째 무슨 일이 그동안 있었는지는 딱히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그냥 아침에는 겁나 뛰고(3km) 오침(13:00-15:00) 이후에는 엿같은 체력 단련이다. 체력이 다들 약한 걸 아는지 쉬는 시간도 적당히 주고 밥도 맛있고 샤워도 시켜주고 막사가 시원.. 2020. 2. 14.
미친 세상에 조심해야할 건 사람 사자보다 산 자가 무섭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늑대 같은 짐승보다 무서운 게 바로 사람이다. 맹견은 함부로 주둥이를 놀릴 수 없도록 목줄을 채우는 등 제압이 가능하고 일부의 흉포한 생물들은 도리어 사람을 피해 도망다니는 실정이다. 사람이 두려워할 사람 이외의 동물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영적이거나,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물체는 여전히 무지의 영역에서 두려움이 대상이 되어 우릴 심리적으로 압박하지만 현실적으로 없으니 일상적으로 공포를 느낄 이유는 없다. 악행을 통해 부를 축적한다고 해서 높은 확률로 당장 떨어진 벼락에 맞아서 비명횡사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돈벼락을 맞게 되겠지. 어른들 말씀 안 듣고 인적 드문 폐허를 쏘다니는 꼬맹이는 외계인에게 납치 당한 게 아니라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당했을.. 2020. 2. 14.
20130806~20130809 병영 일기 4일차 ○ 훈련소 1일째 (2013.08.06 23:00 취침) 여유롭고 지루하고 더웠다. 사실 이건 3일째 아침에 쓰는 거다. 훈련소 입소땐 긴장해서 아무 생각도 안 났는데 저녁쯤 되서 일과를 마치니까 부모님 생각에 특히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리신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또 제대로 연락도 안 한 우리 친엄마께도 죄송스러웠다. 번호를 몰라서 연락을 드릴 수도 없고 착잡했다. 또 새엄마랑 많은 얘기도 못하고 차 안에서 졸기만 한 것도 후회되고 아 여튼 여러가지로 후회만 됐다... --- ○ 훈련소 2일째 (2013.08.07 22:00 취침) 각종 보급품을 지급 받았다. 치약, 칫솔 등등. 휴지 괜히 갖고 왔나. 군대 가기 몇달 전 여유가 있었을 때 더 알아볼 걸하고 후회했다. 씻지 못해서 기분이 엿같다.. 2020. 2. 13.
나만 지금 생각해보면 언제나 나는 나만 생각한다. 철이 없는 어린 시절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그것이 오늘까지 개선되지 않고 계속되고 있으니 제법 중증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지나치게 마이페이스인 것도 문제인데 나이를 먹고 난 후엔 편한대로 상대와 주변 환경을 바꾸려고 드는 정도까지 진화해버려서 더이상 간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나밖에 모르는 성격이라고 해서 상대방에게 배려하지 않거나 피해를 입히는 행위는 안 하지만 모든 행동이 곧 나만을 위해서란 것이 문제다. 덧붙여서 문제거리고 고쳐야할 점이라고 뻔뻔스레 말하고 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그게 뭐가 나쁜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역시 문제다. 자신이 안락해지기 위해서 누군가를 속이고 다른 누군가를 이용했었다. 죄책감이 느껴질.. 2020.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