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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me Diary

나를.. 【레드크로스】라고 불러줄래?

by 레블리첸 2020. 8. 20.

 

 

 

 

약자를 위해 싸우는, 기사도 정신으로 무장한 악마의 권속 '레드크로스'와 닮고 싶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정장과 올백 머리에서 느껴지는 댄디한 중년미와 남자의 갬성을 자극하는 온갖

파우치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을 보고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클로즈베타 시절에는 방어형

차일드이면서 공격형도 겸하고 있는 공방형이라는 하이브리드 속성!

하이브리드형은 대대로 똥망이라는 점 때문인지 똥믈리에인 나의 시선은 레드크로스에게서

떼어낼래야 떼어지지 않았고 예상대로 본섭이 열린 날 '희대의 쓰레기'가 되어서 유저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다행히 개발진들도 문제점을 인식한 건지 반사 스킬의 알고리즘을 고쳐서

입는 데미지를 반사 퍼센테이지만큼 경감하고 보호막을 주는 등 상향을 해준 덕분에 나름은

쓸만한 차일드가 되었지. 고쳐지기 전부터도 어거지로라도 쓰고 있었지만 상향이 된 후부턴

어떤 컨텐츠에서도 파티에서 뺀 적이 없는 최애캐가 되었다.

 

 

 

 

최고의 덕질은 나 자신이 최애캐가 되는 것이라는 격언이 있으니까 일단은 그의 이름에 걸맞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헌혈 100회를 해서 명예 유공장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좀 부족해.

뭔가, 뭔가를 더 채워야만 한다고 생각하던 무렵

 

 

미성숙한 레드크로스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차일드로 새로이 태어난 '레드크로스'는 갈색빛이 도는 머리를 시원하게

뒤로 넘겨 이마를 까고 매서운 눈초리를 한 중년의 멋진 남자지만 계약자이면서 레드크로스의

본래 모습이 되는 모습은 살짝 엉거주춤한 자세에다 머리가 조금은 새어버렸는지 회색을 띄고

이마를 비롯한 얼굴 전체에 주름이 보이는 경비원 할아버지.

어쩐지 캔 음료수를 가져다드리면 고맙다는 인사조차도 없이 받기만 하다가 택배가 온 날이면

대리 수령해주고 퉁명스레 택배왔다고 알려줄 것 같은 인상으로 전형적인 츤데레 한국 아저씨

같은 인상을 준다. 연령대는 적어도 60이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튼 어떻게 대상의 한창인

모습만을 사랑하겠어. 멋진 모습은 충분히 닮았으니, 조금은 초라한 모습까지도 품어줘야만이

진정한 데창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겠지.

 

 

 

 

 

 

그래서 나도 경비원 자격증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