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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아무 얘기

뿌슝빠슝 레블리첸TV) 대학 졸업 10년 걸린 흑우가 있다??!

by 레블리첸 2022. 2. 23.

 

 

 

 

 

하와와 그것은 바로 본인쟝인 거시애요. 대학교 휴학하고 6개월동안 PC방 야간 알바 후 QA 회사에서

1년간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유공압 제품 무역하는 일본계 기업에서 2년 정도 근무. 원래는 그냥 뿌리

내리고 평생 직장으로 삼으려고 했지만 미래가 너무나도 막막하여 회사 임원의 조언을 듣고 제적되기

일보 직전에 가까스로 복학을 결정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대략 4년 정도가 늦어져버렸군. 여기에다가

군대 2년까지 더해져서 6년. 4년제 공대라서 총 10년을 다닌 꼴이 되었다.

 

 

 

 

 

 

 

 

앞날에 가망이 없다는 걸 절감했는데 첫 회사 면접 볼 때 이력서에 아무 것도 적을 게 없었다는 것이 너무

큰 충격이었어서 회사에 다니며 다양한 자격증과 교육 훈련 등을 이수했다. 예를 들어 '워드프로세서 1급'

처럼 하등 있으나 마나한 자격증까지 싹싹 긁어모았다. 의미없는 자격증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 나은 것은 당연지사였다.

물론 기업에서 전문가 양성을 위해 추진한 정책으로 자격증 수당이 나왔기 때문에 자격증을 딴 것도 있고

교육 훈련 장려 차원에서 지원 제도가 많은 것도 한몫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퇴근하면 교육 받으러 학원

가고 그 외에 자격증까지 따면서 주말마다 헌혈 했다는 사실을 지금 생각하면 믿기지 않는다. 20대라서

가능했던 걸지도 모르겠군.

 

 

 

 

 

 

 

대학에 뒤늦게 복학함과 동시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하여 실험이나 특강이 있던 경우 1, 2번을

제외하면 거의 교정을 밟지 못했다. 온라인 수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어서 알바를 잡기 힘들었던

나는 건설 현장으로 뛰어들었고 그 덕분에 새벽 4시에 일어나 노가다를 뛰고 오후 5시에 돌아와 대학 수업

듣는 일상이 반복됐다. 개인 시간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었고 대학 등하교로 식비나 교통비의 지출이 없던

부분은 차라리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일과 학업만으로 가득찬 인생으로 황금같은 20대 중후반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현타가 찾아왔다.

뒤늦게 돌아보면 굉장히 우울했던 모양인지 떨어진 자존감 등을 회복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한 듯 하다.

동시에 공사 현장에서 한순간의 사고로 훅갈 수 있다는 생각에 뇌를 포함하여, 각종 장기에 대한 기증 희망

신청하기도 했다. 술과 주색에 큰 흥미가 없던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울 증세에 대한 도피처가 봉사

활동이라니 건전하기도 하지.

 

 

 

 

 

 

 

최종 성적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1학년 때 학업에 흥미를 못느끼고 대충 시간 보내기만 하면 어떻게든

인생은 흘러갈 거라는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죽음의 'D'라는 성적을 받은 게 좀 컸다. 'F'를 맞은 과목 역시

훗날 복학해서 교수님에게 부탁을 드리려고 했는데 이미 퇴직하신 듯하더라.

4년간 회사 다니고 복학 이후에는 인력 사무소로 건설 현장 다니며 주제 넘게 봉사 활동까지 하다 보니까

완전히 학업에만 집중할 수 없어서 결국 아쉬운 성적으로 졸업하게 되긴 했다. 근데 무엇보다 졸업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감사를 느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대학교를 10년 다니면 있던 과목도 사라지고 졸업 조건도 당연히 바뀐다. 10년이면 금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으니 당연한 거겠지. 졸업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목 및 분야가 있었는데

놀랍게도 복학했더니 해당 과목들이 사라지거나 분야가 변경되어 당황했다. 몇번이나 문의를 남기면서

정말 졸업이 가능한지 연거푸 물어본 기억이 난다.

아무튼 졸업했으니 이제 조금 더 내 시간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대학생'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진 건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개운하고 후련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