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사무소124 20200806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데마) 비가 누군가를 죽일듯이 내린다. 씻는 동안에 샤워기가 틀어져있나 생각이 들 정도로 퍼부어대는터라 출근이 가능할까 걱정될 정도였다. 원래는 식당에 언제나 근무자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분이 계셨는데 오늘은 멍하니 서있기만 하고 따로 추궁하지 않으시더라. 하긴 이렇게 폭우를 퍼붓는데 공짜로 아침 식사하자고 공사장까지 찾아올 미친놈은 없겠지. 잘하면 '데마'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데마는 한마디로 일 없이 돌아가라는 뜻인데 일본어로 대기라는 의미인 테마치(手待ち) 의 한국어 형태인듯하다. 베테랑 인부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정확한 어원은 모르더라. 일단 밥 먹었으니 2,500원 받은 셈치고 생활패턴 교정 프로그램 시동 입력됐다고 보면 손해는 아니지. 불행인지 다행인지 근무는 시작됐다. 지난.. 2020. 8. 7. 20200731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좀처럼 감긴 눈이 떠지지 않는 아침이었다. 작일 정오 무렵 낮잠을 자서 새벽에나 겨우 잠들었던 게 원인인듯. 어쨌든 늦지 않게 출발했고 어제 낮에 잠잘 무렵 왔던 (주)이베이코리아에 대한 자동이체 등록 문자를 이제야 확인해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일단 날이 제대로 밝으면 문의해봐야겠다. 아, 검색해보니 지마켓 스마일 페이 연동을 해주는 기관인 것 같다. 출근길에 지난 번 같이 작업했던 반장님을 만났다. 인연은 인연이군. 행선지가 같다 해도 이렇게 가는 도중에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가는 길에 엇갈렸는데 다른 루트가 있었나 보다. 물어봐야겠어. 106동의 45라인 세대 내 물 제거 작업을 지시 받았다. 15층부터 2층까지 해달라고 하는데 가보니까 답이 안 나오는 상태더라. 물통은 .. 2020. 8. 1. 20200729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원래는 출근할지 말지 망설였는데 연락이 오기도 했고 화요일날 시장에서 팬티 3장, 유선 이어폰, 작업용 상, 하의 각각 2벌, 샌달 1켤레로, 총 13만원을 flex해버렸기 때문에 출근 의욕이 샘솟더라. 전부 '자산'이 되기 때문에 회계상 금액 손실은 없지만 줄어든 통장 잔고를 보니 왠지 다시 채우고 싶어지잖아. 기묘하게도 출근을 각오하면 졸리다가도 잠이 확 깬다. 하여튼 꼭두새벽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엔 출근하는 인파들로 가득하다. 새삼스럽게도 내가 출근하지 않았던 동안에도 매일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만원 전차에 몸을 싣고 직장으로 향했겠구나. 분발해야겠다 싶더라. 비가 내리는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거 괜히 출근했나 싶군. 기상예보에 따르면 새벽에 내리다가 .. 2020. 7. 29. First Mover 포켓 피크닉 돗자리 구매 후기 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 돗자리가 겨우 손바닥만한 사이즈로 접혀서 출고되다니 매우 휴대하기 용이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는 한편 안 펼친 상태에서 방석처럼 사용하긴 힘들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때쯤부터 이미 '큰 사이즈로 구매할 걸 그랬나' 살짝 후회가 들었나 보다.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할 때 장점까진 아니고 기분이 좋은 순간이 몇 있는데 예를 들자면 궁극적으로 일당을 지급받았을 때, 퇴근 시간이 됐을 때, 출근해서 아침 식사할 때, 점심 식사할 때, 마지막으로 점심 식사하고 오후 일과 시작하기 전까지 한숨 잘 때다. 공사 현장에서 인부들이 쉴만한 휴게소를 제대로 마련된 곳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제대로 쉴 수 없으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바.. 2020. 7. 27.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다음